[씨네리뷰]'잉글리쉬 브라이드' 전쟁속 여성 삶 조명

‘잉글리쉬 브라이드’(English Bride)는 전시가 만든 신부(新婦)에 관한 이야기다. 원제는 ‘워 브라이드(War Bride)였는데 국내 개봉 제목이 바뀌었다.

영화는 전쟁의 이면에 가리워진 사회의 단면을 이야기한다.

2차 대전중 영국 런던. 릴리(안나 프릴)와 친구들은 독일군의 공습을 피해 밤마다 지하에 있는 댄스 파티에 참석한다. 릴리가 사랑하는 캐나다 출신의 군인 찰리(에이든 영)는 고향에 큰 농장이 있고 옆집에 배우 존 웨인이 산다고 거짓말한다. 두 사람은 만난지 며칠 만에 결혼하고 찰리는 전쟁터로 간다.

영화의 반전(反轉)’은 릴리가 캐나다에 있는 시댁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즉 이 영화는 단순히 전장터에 나간 연인을 기다리는 여성을 다룬 ‘애수’류의 러브 스토리가 아니다.

캐나다로 올 때 “팔자 바꿨다”며 친구들과 ‘하이 파이브’까지 했던 릴리의 인생 유전을 통해 여성의 삶과 전쟁을 대조시킨 게 이 영화의 특징이다. 남편도 없는 시댁에서 시어머니 베티(브렌다 프릭커), 시누이 실비아(몰리 파커)와 악전고투를 하는 릴리의 삶이 마치 ‘드라마 게임’같다. 영화적 재미는 떨어지지만 세 여성을 둘러싼 갈등과 내면 묘사가 섬세하다. 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