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에 대한 파격적인 상상력과 과감한 해석을 담고 있는 마틴 스코시즈(48)감독의 문제작 '예수의 마지막 유혹'(1988)이 최근 심의를 통과하고 국내 개봉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
이 영화는 지난 1998년 상영을 추진하던중 기독교 단체의 거센 반발로 극장에 걸지 못했다가 3년만에 다시 개봉을 결정하게 됐다.
'택시 드라이버' '분노의 주먹'등 숱한 명작으로 미국 현대영화의 거장으로 꼽히는 마틴 스코시즈가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여러가지 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영화의 전반부는 평탄하다. 목수출신인 예수가 로마인들을 위해 십자가를 만든다는 초반 설정이 색다를뿐 성경의 내용을 비교적 충실하게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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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62분의 러닝타임 중 두 시간 가량이 흐른 뒤부터 영화에 긴장감이 감돌게 된다.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형에 처한 예수가 그의 수호천사를 자칭하며 나타난 소녀의 제안에 따라 신의 얼굴을 버리고 인간으로 하강, 막달레나 마리아와 결혼해 아이를 키우는 장면은 파격적이다.
조금 더 필름이 돌아가면 가롯 유다가 "나에게 배신해 달라고 애원하더니 어째서 십자가에서 내려왔느냐"고 대드는 장면도 나온다.
영화 수입사인 코리아준은 기독교단체의 반발을 우려해 "이 영화는 허구다. 특정종교를 비하하려는 뜻이 없다"는 자막을 집어넣는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그러나 기독교단체는 벌써 이 영화를 '악마필름'으로 단정, 상영저지운동을 벌일 태세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3일 "영화 예술이라는 미명하에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모독하고 역사성까지도 부정하는 영화"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1885~1957)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지난 1988년 미국 상영 당시에도 '신성 모독'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최용석/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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