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간혹 정말 거짓말 같고, 만화 같은 얘기를 하고 있지만 대단히 매혹적인 작품이 있다. 현실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고,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지만 모두의 마음속에서, 상상 속에서 어렴풋이 존재하던 ‘그 무엇’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겨놓은 영화를 볼 때 관객은 또 다른 종류의 ‘감동’을 경험하게 된다.
많은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소설 속에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던 환상과 마법의 세계를 스크린에 펼쳐놓았다.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은 기본. 변신술, 약초와 마술지팡이 이용법 등 갖가지 마법과 신비의 동물들이 실존하는 팬터지 세상을 이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
할리우드의 첨단 컴퓨터그래픽이 동원된 이 영화는 원작을 통해 상상만 하던 기상천외한 마법의 팬터지를 충실하게 실사로 옮겼다.
▼‘학원 무협영화’ 새 장르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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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가 할리우드의 특수효과 기술이 농익은 팬터지물이라면, 우리 영화 ‘화산고’는 국내에서 거의 시도되지 않았던 팬터지 액션물이다.
하반기 한국영화 최대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이 영화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가족영화 ‘해리 포터…’와는 달리 액션과 엽기 코드를 가미해 ‘학원 무협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늘어놓고, 만화 같은 이야기를 그럴싸하게 표현해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돈까지 들였다는 점에서 ‘화산고’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화산고’의 시나리오를 보고 하나같이 이런 말들을 했었다. “재미있겠다. 하지만 이걸 어떻게 찍지?” ‘화산고’라는 가상의 학교를 배경으로 학생과 교사들의 대격전을 그리는 이 영화에는 거의 모든 장면에서 컴퓨터그래픽이 사용되고, 무협지의 액션을 재현한 와이어액션으로 만화처럼 과장된 영상을 만들어냈다.
교실과 복도 강당과 운동장 등 어느 학교에나 있는 일상적인 공간을 만화적 상상력이 첨가된 환상적인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세트 제작에도 많은 돈이 들어갔다.
영화의 완성도 면에선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화산고’가 지금껏 만날 수 없었던 매우 새로운 영화임은 분명하다. SF, 만화, 무협지를 뒤섞은 형식과 만화와 게임을 연상시키는 캐릭터, 뮤직비디오 스타일의 리듬감 있는 액션 연출과 편집은 흡인력 면에서 ‘해리 포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게 개인적인 평가다.
겨울 극장가에서 맞붙은 ‘해리 포터…’와 ‘화산고’. 한번 해볼 만한 싸움이다.
< 신을진 주간동아 기자 > happy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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