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변신이라는게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섭외가 들어오는 역마다 한결같이 부드러운 남자네요. 물론 악역도 하고 싶죠. 그런데 들어와야 말이죠.(웃음)”
처진 눈꼬리와 웃을 때 생기는 눈가의 잔주름 때문에 아무리 인상을 써도 무섭게 보지 않는다는 게 그의 불만이라면 불만. “원래 성격도 그만큼 자상하냐”고 묻자 ‘그 햇살이 …’에 함께 출연하는 박광현이 옆에 있다가 한마디 거든다.
“여자한테만 솜사탕같고요, 남자에게는 얼마나 터프한데요. 세상에 그런 ‘터프가이’가 없어요.(웃음)”
그는 지난해 10월 MBC 드라마 ‘비밀’, 올해 3월 SBS ‘아름다운 날들’에서 공동 주연이었던 김민종이나 이병헌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잘 생긴 탓으로 상대역에 비해 배역의 캐릭터가 밋밋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떤 경쟁프로도 누를 자신이 있습니다. 김사현 PD와 김인영 작가와 여러번 함께 일을 해봤어요. 누구보다 제 캐릭터를 잘 살려주실 분들이죠.”
그는 김사현 PD와는 MBC 드라마 ‘세상끝까지’ ‘비밀’에서, 김인영 작가와는 ‘진실’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는 이달초부터 SBS ‘… 나우’에서 편안한 진행 솜씨를 보여주고 있으나 방영 초기에는 주머니에 손을 꽂거나 다리를 꼰채 소파에 ‘삐딱하게’ 기대앉은 자세 때문에 “단정치 못하다”는 시청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시청자 의견을 봤지만 솔직히 개의치않습니다. ‘나우’의 컨셉트는 뭐든지 꺼리낌없이 이야기하자는 것이죠. 기존 쇼 프로처럼 단정하게 앉아 게스트들을 무조건 칭찬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는 내년 3월 촬영에 들어가는 영화 ‘화성으로 간 남자’로 첫 스크린 데뷔를 할 예정. ‘화성으로 간 남자’는 ‘동감’에서 순수한 사랑을 섬세한 감각으로 그려낸 김정권 감독의 작품이다. 요즘 웬만한 탤런트들이 모두 영화로 발길을 돌리는 상황에서 94년 데뷔한 류시원의 영화 도전은 늦은 셈이다.
“지금은 영화판이 커져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만 결국엔 다 돌아올껄요. 배우에겐 무대가 있어야 하고 TV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큰 무대거든요. TV에서 저를 다시 못 볼 일은 없을 겁니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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