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숙과 구자는 여고 시절 한 남자를 두고 삼각 다툼을 벌였던 연적 관계였다. 그 남자는 현재 구자의 남편인 국민(이영하).
두 사람의 경쟁 관계는 중년이 되어서도 계속된다. 심지어 서로의 아들(강철)과 딸(선녀)이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는 것을 모른 채 두 사람은 말싸움을 심하게 벌인다. 말숙이 “내 며느리될 신부가 의사”라고 자랑하면 구자는 “그런 집안에서 어떻게 의사 며느리를 보게 됐냐”고 핀잔을 준다.
그러다가 6일 말숙과 구자는 드디어 상견례 자리에서 마주치게 된다. 앙숙에서 사돈이 되어야 할 황당한 상황앞에 말숙과 구자는 “결혼을 절대 허락할 수 없다”고 돌아선다. 향후 이야기는 강철(유준상)과 선녀(소유진)이 각자 어머니들의 옛 앙금을 풀어내는데로 초점이 옮겨간다.
‘여우와 솜사탕’은 이처럼 선녀-강철 커플을 중심으로 두 집안의 코믹한 대결 에피소드를 곳곳에 배치해 재미를 더하고 있다. 백일섭 고두심 등 중견 연기자들의 코믹 연기와 유준상의 과장된 제스처, 소유진의 발랄한 연기도 시청자들을 흡인하는 요인. 여기에 사극 강세속에서 코믹한 현대극으로 차별성을 부각시킨 점도 관심을 끄는 요인이다.
제작진은 “과장된 설정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드라마를 밝게 끌어간 게 침체된 연말 한국인들에게 재미를 주는 요인이 된 것 같다”며 “30대 중반의 강철이 열두살 아래의 선녀와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을 통해서는 중년이 된 386의 희망도 묘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