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에는 4월 개봉을 앞둔 ‘피도 눈물도 없이’의 주인공 전도연이 나와 영화의 내용을 MC와 함께 퀴즈로 풀어 나갔다. “영화속에서 전도연의 직업은 무엇인가” “전도연이 영화 촬영 중간에 스태프에게 준 선물은 무엇인가” 등 개봉 영화에 포커스를 맞춘 문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촬영 현장이 담긴 자료 화면을 계속 내보내고 이에 대해 전도연이 시시콜콜한 설명도 곁들였다.
‘이유있는 밤’은 14일에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나쁜 남자’의 주인공 조재현을 출연시켜 역시 영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또 지난 연말에는 영화 ‘이것이 법이다’의 주인공 신은경과 김민종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사회가 끝난 뒤 관객에게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등 홍보성 발언을 내뱉었고 신민아 장혁 허준호 김수로 권상우 등 영화 ‘화산고’의 주·조연이 총출동해 홍보 총력전을 펼친 경우도 있었다.
오락프로의 지나친 영화 홍보 사례는 ‘이유있는 밤’뿐만 아니다. 지난해 KBS2 ‘서세원쇼’는 ‘조폭마누라’의 신은경이 30여분간 영화 홍보를 펼쳐 시청자들에게 반발을 샀었다.
오락 프로그램이 영화 홍보용으로 변질되는 이유는 TV가 모시기 어려운 스크린 스타들이 영화 개봉을 앞두고 홍보 차원에서 ‘반짝 출연’을 하기 때문. 그렇지만 시청자들은 스타들의 이야기가 영화에만 국한되는 것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유있는 밤’에 대해 “MC인 이휘재와 유재석의 토크쇼가 아니라 영화 홍보사에서 이휘재와 유재석을 초대해 진행하는 것 같다”고 꼬집는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
김영선 KBS 부주간은 “한국 영화가 문화 산업의 중추가 돼가는 현실을 프로그램에 반영한 것일뿐 특정 영화를 홍보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