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더 원', 'SF 날개' 단 리롄제…3D 격투신 절정

  • 입력 2002년 1월 14일 11시 34분


리롄제(이연걸)이 1인 2역을 맡은 영화 '더 원'(The One) 은 '매트릭스' (1999년) 이후 본격화된 '할리우드식 발레 액션' 의 정점을 보여주는 SF 영화다.

할리우드 진출 이후 그동안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리롄제가 이 영화에서는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으로 절묘한 SF 액션을 선보인다.

동일한 유전자와 외모를 가진 인간이 125개의 소우주에 흩어져 살고있는 어느 미래. 또 다른 자아를 죽이면 그의 에너지가 자신에게 옮겨져 힘이 배가된다는 사실을 안 율라우(리롄제)는 123명을 죽이고 마지막 남은 게이브(리롄제)를 죽이러 지구에 간다. 하지만 게이브도 율라우가 살인하며 얻은 에너지의 일부를 받아 그와 맞먹는 힘을 갖고 있다.

동양의 '기' (氣)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이 영화의 설정은 인간이 전화선을 통해 이동한다는 매트릭스 만큼 황당하다. 하지만 배우의 동작을 하나씩 분리해 찍은 특수 촬영으로 무장한 액션은 설정의 엉성함을 금새 잊게 한다.

특히 30여대의 조명을 사용한 스트로브 라이트 기법으로 찍은 율라우와 게이브의 마지막 격투 신은 마치 3D 격투기 게임을 보는 듯하다.

그동안 영어를 못해 할리우드 영화에서 별다른 대사가 없었던 리롄제는 이 영화를 위해 세달간 매일 4시간씩 영어를 익혔다고 한다. 감독은 데스티데이션 (2000년)으로 주목받은 중국계 미국인 제임스 웡. 1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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