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단짝인 잉켄 빅토리아 리나의 최대 관심사는 ‘절대 오르가슴’을 느껴보는 것.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레즈비언과 ‘야설’을 주고 받고 처음 만난 남자와 섹스를 시도하나 별 감흥이 없다. 성적 환상이 무너져가는 어느날, 잉켄은 자전거를 타다 안장을 ‘도구’ 삼아 첫 쾌감을 느끼면서 ‘새 세상’에 눈뜨게 된다.
그러나 10대 소녀들의 성적 자각은 너무 친해 결코 애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으로 이어지면서 영화는 다소 예측가능한 결말을 보인다.
할리우드에서도 선뜻 다루지 못한 소녀들의 성적 호기심을 다룬 유럽 영화 특유의 개방적 태도를 상영 시간 내내 느낄 수 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처럼 경쾌하면서 성적 고민의 끈을 놓지 않는 점도 이 영화의 미덕. 제목(Girls On Top)은 잉켄과 친구들이 자전거 안장에 올라탔다는 뜻이다.
영화 ‘플레시 댄스’의 주제가로 쓰였던 ‘왓 어 필링’(What a feeling)을 펑키한 느낌으로 리메이크한 것도 눈길을 끈다. 원곡을 부른 아이린 카라가 유럽의 간판 DJ인 DJ BOBO와 함께 불렀다. 감독 데니스 간젤. 25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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