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박솔미(23)는 요즘 극과 극의 인생을 산다. MBC ‘우리집’(금 오후 7·25)과 KBS2 ‘겨울연가’(월화 밤 9·50)에서 상반된 배역을 맡았기 때문.
그는 ‘우리집’에서 생물학 박사과정을 밟는 털털한 조교 한하나로 등장한다. ‘겨울연가’에서는 배용준을 놓고 고교 동창인 최지우와 연적관계를 맺는 패션 디자이너 오채린으로 원하는 건 무엇이든 쟁취해야 하는 야심녀.
“제 안에는 하나와 채린이 공존해요. 누구와 쉽게 친해지고 여린 성격이지만 독한 구석도 있어요. 고3때 63㎏이나 나가던 몸무게를 15㎏ 넘게 줄였을 정도니까요.”
그는 두 드라마의 대본을 동시에 외우느라 가끔씩 녹화장에서 다른 드라마의 대사를 말하는 실수를 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의 심정은 ‘오늘만 같아라’이다. 1998년 MBC 27기 신인 탤런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뒤 짧지 않게 무명 생활을 전전했기 때문. 오죽하면 지난해 4월 본명인 ‘혜정’에서 ‘솔미(率眉)’로 개명했을까.
“신기하죠. ‘얼굴 맨 위의 눈썹처럼 세상을 거느린다’는 의미의 솔미로 이름을 바꾼 뒤 일이 술술 풀렸어요. SBS 단막극 ‘남과 여’에서 청순한 다방 종업원 역을 맡은 뒤 출연제의가 쏟아지더군요.”
그는 드라마에서 자신의 색깔을 찾기위해 학교(상명대 영화과 4)를 휴학중이다. 눈물 짜는 청순한 여인보다 눈에서 살기가 느껴지는 광기어린 연기가 그의 목표.
“평범한 건 싫어요. 강한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는 팜므파탈이 되고 싶어요.”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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