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는 28일부터 ‘손자병법과 21세기’(월∼목 밤 10·50) 강좌를 시작하며 모두 36회로 예정돼 있다. ‘손자병법’은 기원전 6세기 오나라의 명장 손무(孫武)가 지은 병법서. 제작진은 ‘손자병법’으로 정보화 세계화로 급변하는 오늘날을 풀이한다는 취지다. ‘손자 병법’에 담긴 시대 상황이 중국 춘추시대와 전국 시대의 격변기로 오늘날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28일 제 1편 ‘손자의 재벌해체론’에서는 천자의 권위가 실추되고 제후들이 독립을 주장하던 춘추시대 말기 중국과 한국 재벌의 오늘을 비교한다. 당시 천자와 긴밀한 유대 관계에 있던 제후들이 명분보다 실리를 중시하면서 중국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것. 이런 변화 속에 신구 가치관의 갈등이 증폭됐고 이는 오늘의 상황과도 상통한다.
제작진은 또 ‘벤처인이 된 손자’ ‘부시와 손자병법’ ‘손자병법과 경영학’ 등 고전의 현대적 해석을 통해 강의의 전문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도모할 예정. 강의를 맡은 박재희 강사(38)는 성균관대 철학 박사 출신으로 EBS 등에서 ‘논어’ ‘명심보감’을 강의한 경력이 있다. 그는 동양철학에 대해 재미있고 독특한 해석을 내놓는다는 평을 듣는다. 많은 학자들이 학계의 반응에 지나치게 민감해 대중적인 TV 강좌를 꺼린다는 게 제작진의 고민.
정윤환PD는 “남을 짓밟고 올라가야 살아남는다는 정글속 생존의 법칙을 강요당하는 현대인에게 싸우지 않고 적을 이기는 게 진정한 승리라는 손무의 주장은 사고의 전환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