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자금난 튜브, '로스트…'에 사활 걸었다

  • 입력 2002년 1월 28일 18시 16분


영화 ‘로스트 메모리즈’의 제작사인 튜브 엔터테인먼트(튜브)와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CJ)가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

튜브를 인수 합병해 국내 최대의 배급사로 도약을 꿈꾸는 CJ와 달리 자금난에 허덕여온 튜브는 ‘로스트 메모리즈’를 ‘독자 생존’의 마지막 발판으로 엿보고 있는 것. 이 영화의 성패에 따라 영화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대규모 인수 합병(CJ+튜브)의 성사 여부도 달려 있다.

당초 ‘로스트 메모리즈’는 튜브에서 직접 제작, 배급하려던 영화. 그러나 동시에 촬영중인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제작비가 100억원이 넘어 영화 두 편에 모두 200여억원이 소요되자 튜브는 CJ에 배급권을 넘기는 대신 마케팅 비용 등 수십억원을 지원받았다.

이로 인해 영화계에서는 “튜브가 CJ에 인수된다”는 소문이 파다했으나 CJ는 “튜브가 제작한 영화에 투자와 배급을 하는 파트너 관계일 뿐”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영화계에서는 이를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코스닥 등록’과 연관지어 보고 있다. CJ가 자금난에 시달리는 튜브를 인수한다고 알려질 경우 코스닥에서 기업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이를 등록후에 공개하려는 속사정이 숨어 있다는 것. 영화계에서는 CJ가 코스닥 등록이 마무리된 3, 4월경에 본격적인 튜브 인수 절차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로스트 메모리즈’가 성공하면 튜브가 CJ의 ‘뒤통수’를 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돌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튜브의 김승범 대표 등이 ‘로스트 메모리즈’의 성공을 발판으로 추가 펀딩을 받아 CJ와 결별하고 딴살림을 차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경우 CJ의 튜브 인수 노력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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