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이트는 한국의 영화 산업, 최근 한국 영화와 박스오피스 통계, 한국 배우 프로필, 한국 영화에 관한 책 등 한국 영화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를 소개하고 있는 영어 웹사이트다.
라이코스에서는 한국 영화사가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영어사이트도 뜨지만 영어로 된 한국영화 종합 사이트는 야후의 이곳이 유일하다.
‘한국영화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이 사이트의 운영자는 벽안의 외국인인 달시 파켓(30). 영국의 영화전문 월간지 ‘스크린’의 한국 특파원이다. 고려대에서 영어를 가르치다가 한국 영화가 너무 좋아 직업까지 바꾸게 됐다.
“영어로 된 한국 영화 사이트가 거의 없길래 취미삼아 홈페이지를 만들어 한국 영화계 이야기를 올렸는데 이걸 보고 지난해 스크린 본사쪽에서 한국 특파원을 제의해 왔어요. 한국 영화 시장이 커지니까 한국 영화에 대한 뉴스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는 하루에 4∼5시간씩 홈페이지 관리에 시간을 쏟는다. 홈페이지를 본 뒤 그에게 한국 영화에 대해 문의하는 e메일은 한달에 30여통. 얼마 전에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영화를 가르친다는 교수로부터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한국 영화평을 수업시간에 인용해도 되겠냐는 문의를 받기도 했다.
매사추세츠 출신인 그가 한국에 온 것은 4년전. 한국 친구를 만나러 놀러왔다가 한국이 너무 좋아 정식 취업비자를 받고 서울에 둥지를 틀었다. 그의 한국어 실력은 멜로영화는 70%, 코미디영화는 30%쯤 알아들을 정도. 지난해 결혼한 한국인 아내 연현숙씨(28)는 한국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외국인을 위해 두달전 영어로 된 한국 영화 DVD 온라인샵(www.yeondvd.com)을 열었다.
연씨는 “영문사이트지만 한국 영화 DVD만 취급하고 있어 교포들이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100% 외국인이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DVD타이틀은 지난해 개봉됐던 윤종찬 감독의 스릴러 ‘소름’.
파켓 부부는 시간이 날때마다 영화를 보러 다닌다. 물론 한국 영화다. 연씨는 “평소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했는데 결혼 후에는 남편 때문에 오히려 한국 영화만 보게된다”며 웃었다. 파켓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는 허진호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 ‘고양이를 부탁해’ ‘엽기적인 그녀’ ‘파이란’도 지난해 그가 재미있게 본 한국 영화다. 영화를 통해 문화도 읽을 수 있다는 그는 ‘두사부일체’와 ‘친구’를 본 후에는 “교사들이 학생을 때리는 장면이 충격적이었다”며 ‘체벌’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 미국에서 비디오로 ‘서편제’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봤다”며 “요즘 젊은 감독이 만드는 한국 영화들은 기술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완성도도 높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해외진흥부에서 해외에 출품되는 한국 영화의 영어 자막 교정 업무도 맡고 있는 그는 “한국 영화의 자막이나 제목은 너무 직설적”이라고 지적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