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디 톡스’는 1976년 ‘록키’ 이후 25년 넘게 세계적인 액션 스타로 각인된 그의 향후 ‘영화 캘린더’를 엿볼 수 있는 액션 스릴러다.
FBI 요원 제이크 말로이(스탤론)은 어느날 경찰만 죽이는 살인범에게 동료와 애인 매리를 잃고 실의에 빠진 나날을 보내다 수사 요원들의 전문 요양 센터 ‘디 톡스’에 입원한다. 각각의 사연을 가진 이곳의 환자들은 하나 둘씩 살해되고 서로를 범인이라고 의심하는 혼돈 상태에 빠진다.
‘디 톡스’는 이렇게 스탤론 특유의 ‘무념(無念) 액션’을 줄이고 스릴러 요소를 배가했다. 철조망을 손으로 부수거나(‘람보3’) 티셔츠 하나 입고 한 겨울 록키 산맥을 오르는(‘클리프 행어’) 액션 대신, 불안에 떠는 스탤론의 송아지같은 눈망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게다가 영화는 눈보라가 내리치는 산속 병원에 공간을 제한해 스탤론 특유의 스케일 큰 액션을 보기 어렵다.
이런 ‘변화된’ 설정의 스탤론은 ‘디톡스’에서 어색하면서도 불안에 시달리는 내면을 잘 드러내보였다는 평이다. 지난해 자신이 제작한 ‘드리븐’부터 액션 연기를 줄이고 드라마에 주력한 그의 전략은 이번에도 어긋나지 않았다.
96년 공포영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있다’를 연출하기도 한 감독 짐 길레스피는 영화 내내 폐쇄공포증을 유발하는 분위기를 유지했다. 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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