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영화 데뷔하는 동료 류승완감독을 위해 이무영, 봉준호, 김홍준, 임필성, 오승욱 등 동료 감독이 카메라 앞에 섰지요. 인기 밴드인 ‘크라잉 넛’도 양아치로 나왔는데요, 안타깝게도 최종 편집에서 왕창 잘려나가는 바람에 예고편에서만 모습을 볼 수 있다네요. ^^
그런데 엔딩 크레딧을 보니까, ‘카메오’ 중 누구는 ‘우정출연’으로, 누구는 ‘특별 출연’으로 분류돼 있더군요. 궁금해서 영화사에 물어보니 “우정출연은 돈을 전혀 받지 않은 분들이고, 특별 출연은 평소 자신이 받는 개런티보다 훨씬 적은 상징적인 액수만 받고 출연한 분”이랍니다.
‘카메오’는 영화에 양념같은 재미와 웃음을 주기 때문에 요즘은 영화마다 ‘우정출연’, ‘특별 출연’을 많이 넣는 추세죠. 이달 말 개봉하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에는 요즘 가장 잘 나가는 형제인 류승완감독과 탤런트 류승범이 각각 중국집 배달원과 동네청년으로 우정 출연 합니다.
지난해 ‘조폭 마누라’에는 마지막 장면에서 최민수가 30초간 등장했고, ‘두사부일체’에는 가수 임창정과 탤런트 김상중이 잠깐 나와 웃음을 자아냈죠.
유명 스타가 카메오로 등장한 첫 영화는 1956년의 ‘80일간의 세계 일주’로 알려져 있는데요, 무려 45명의 ‘스타 엑스트라 군단’이 등장했답니다. 국내에서 ‘카메오’ 시대를 연 영화로는 ‘할렐루야’(1997년)가 꼽힙니다. 당시 영화배우 고소영을 비롯 탤런트 최지우, 이재룡, 개그맨 이휘재, 가수 박지윤 등 스타들이 얼굴을 내밀어 화제가 됐었죠.
카메오는 감독이나 인기 배우가 대부분이나 요즘은 다양해졌습니다. 현재 촬영중인 ‘해적, 디스코왕 되다’에는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심권호 선수가 체육 교사로 나오고, 권투 영화 ‘챔피언’에는 SBS의 스포츠 캐스터 송재익씨가 등장해 영화속에서 권투를 중계합니다.
외국인 카메오도 있지요. 요즘 상영중인 ‘2009 로스트 메모리즈’에는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2차례 수상한 일본의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감독이 잠깐 모습을 보입니다.
음, 그러고보니 유명한 스타나 인기 작가가 톡톡 스크린에 우정 출연해 저 대신 한 회쯤 쓰는 것도 재밌을 것 같군요. (하지만 ‘우정출연’의 의미를 아시죠? 원고료는 없다는 뜻입니다! ^^)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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