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자는 SBS TV 제작본부 유영석 PD(35). 경력 8년차인 그는 지난해 1월부터 꼬박 1년간 촬영 끝에 반달곰이 동면에 들어가기까지의 전 과정을 단독 연출, 첫 작품인 이번 다큐에 생생히 담아냈다.
“원래 동물을 좋아해 한 번쯤 야생동물의 생태를 추적한 자연다큐를 만들고 싶었는데, 2000년 9월부터 소재를 찾다 환경부의 반달곰 복원 프로젝트를 접하게 됐죠.”
이어 실무책임자인 국립환경연구원 야생동물과 김원명 박사(40)를 만난 유PD는 곧 다큐 제작을 위한 기획안을 내고, 방사시험 초기부터 반달곰을 좇았다. 직접제작비(인건비와 장비 사용료 등을 뺀 순수 제작비)만 1억원을 투입할 정도로 회사에서도 전폭 지원했다.
“한 일간지에서 이번 다큐가 기획의도에 치우쳐 구성과 내용이 허술한 부분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는데, 공감합니다. 그래도 멸종 위기의 동물과 인간, 자연이 어우러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화면으로 전한 것에 자족합니다.”
다큐 방영 후 시청자들의 격려 전화가 잇따랐다.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는 사내 평가도 인색하지 않았다.
1995년 입사해 ‘그것이 알고 싶다’ ‘출발 모닝와이드’ 등 주로 교양물 제작에 참여해 온 유PD의 다음 작품은 특정지역의 생태조사지도 작성을 모색해 보는 환경다큐. 시일이 흐른 뒤 반달곰 다큐 3부를 제작한다는 계획도 있다. 유PD는 지난 2월15일에도 새끼곰들을 살피러 지리산으로 떠났다.
< 김진수 주간동아 기자 > jo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