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양윤호. 주연 최민수, 차승원, 유지태. 2000년작. 국내 본격 등장한 블록버스터형 재난영화. 호화 캐스팅에 제작비 45억원을 쏟아부으며 비슷한 소재로 같은 시기에 개봉한 ‘싸이렌’을 눌렀다. 외모에 비해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던 차승원은 이 영화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희수(차승원)는 12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감하는 순간 교도소의 보일러실을 폭파시키더니 시내 한 복판의 약국을 불태우는 등 연쇄 방화를 일으킨다. 그 화재로 동료 소방대원을 잃은 상우(최민수)는 큰 충격을 받는다. 며칠 후 다시 아파트 단지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도시 전체가 화재에 대한 공포에 휩싸이고 소방 대원들은 희수를 의심한다.
론 하워드 감독의 ‘분노의 역류’를 연상케하는 화재 장면이 인상적이다. 최민수 특유의 카리스마도 여전하다. ★★★.
이승헌기자 ddr@donga.com
◈피스메이커 〈MBC 밤11·10〉
감독 미미 레더. 주연 조지 클루니, 니콜 키드먼. 1997년작.
재난 영화 ‘딥 임팩트’(1998년)로 알려진 미미 레더의 장편 데뷔작. 조지 클루니가 뉴욕 한 복판에서 핵무기가 터지는 것을 막아낸다. 냉전시대가 종식되고 러시아는 핵폭탄을 철거하려하려다 반란 세력에 의해 탈취당한다. 이에 백악관은 핵물리학자 줄리아 켈리(키드먼 분) 박사를 조사 책임자로 보내고, 특수정보국 소속 토마스 드보(클루니) 대령을 파견하지만 이들은 번번히 충돌한다. 원제 ‘The Peacemaker‘. ★★★.
◈졸업 〈EBS 밤10·00〉
감독 마이크 니콜스. 주연 더스틴 호프만, 캐서린 로스, 앤 밴크로포드. 1967년작. 베트남 전을 전후로 미국 젊은이들의 방황과 현실, 도피 정서를 그려낸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간판. ‘사이먼 앤 가펑클’의 ‘미세스 로빈슨’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등 주옥같은 음악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한다. 미국 동부의 명문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벤자민(호프먼)은 정작 아무런 계획도 꿈도 없다. 그런 그에게 뇌쇄적인 로빈슨 부인(밴크로포드)이 접근한다.
원제 ‘The Gradu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