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일요스페셜-자폐증 공무원 데츠유키. 달리다! 세상속으로’(밤 8시)는 17일 일본 최초의 자폐증 공무원 아카시 데츠유키(明石徹之·29)의 삶을 통해 자폐증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그는 국제 공인 자폐진단 테스트에서 12항목 전부에 해당할 정도로 중증 자폐인이다. 지적 장애까지 있어서 공간지각력 IQ는 160이지만 언어능력은 0이다. 누구도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그는 1993년 일반인과 동일한 자격으로 시험을 쳐 당당히 가와사키(川崎)시 공무원이 됐다. 그의 업무는 시립양로원에서 청소하는 일.
영화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만이 길을 건너다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자 그대로 멈춰버리듯 자폐증 환자는 원리원칙대로만 행동한다. 한 번은 바닥청소를 하다 ‘밀대를 힘주어 민다’는 원칙 때문에 밀대를 부러트리기도 했다.
모두가 포기한 그의 사회생활을 가능케 했던 것은 아카시의 어머니 덕분이다. 어머니는 20년전부터 ‘텟짱(테츠유키의 애칭) 다이어리’라는 소식지를 만들어 이웃에 배포해왔다. 장애를 숨기기보다 적극적으로 알려 주변 사람들이 아들을 이해하고 함께 어울리게 했다.
아카시는 이제 결혼을 통해 부모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꿈꾸고 있다. 2년전 자폐증인 여자 친구를 만나 사귀어 온 것. 이들은 만나면 서로 엉뚱한 말과 행동을 되풀이할 뿐이지만 그의 어머니는 늘 불가능에 도전해 승리했던 아카시가 이번에도 승리할 것을 믿는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