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농구 스타 한기범(39)이 시트콤 배우로 변신했다. 3월18일부터 방송되는 SBS 시트콤 ‘레츠고’에 고정출연하는 한씨는 요즘 탤런트가 되어 밤을 새우며 촬영에 몰두하고 있다. “저한테 감춰진 부분을 드러내 보여준다는 점에서 방송이 참 재밌어요. 전부터 퀴즈 프로그램 같은 데도 나가고 CF도 찍어서 그런지 카메라 앞에서 하나도 안 떨리던데요.”
극중 안연홍을 짝사랑하는 입시학원 영어강사 ‘한기범’으로 출연해 가끔씩 던지는 엉뚱한 한마디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거라고. 영어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장면도 있어 외국생활을 한 친구에게 특별과외까지 받고 있다.
80년대 한국 농구계를 대표하는 센터였던 한씨는 96년 은퇴한 뒤 구로고와 모교인 중앙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고, 작년 7월 강남구 대치동에 ‘한기범의 키 크는 스포츠교실’을 열면서 사업가로 변신했다.
선수 시절에 사인 받는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아저씨처럼 키가 클 수 있느냐”고 물어온 것이 계기가 돼 각종 의학서적을 섭렵하면서 전문가가 됐다고. 요즘도 촬영이 없는 날엔 사무실로 출근해 70여명의 아이들을 가르친다.
“일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앞으로도 연기를 계속하고 싶어요. 그런데 작가한테 대사는 좀 줄여달라고 부탁했어요. 대사 외우는 건 진짜 힘들어요.(웃음)”
방송이라는 외도를 하고 있지만, 영원한 농구인으로 남고 싶다는 한씨는 센터를 양성하는 전문 코치가 되겠다는 소망도 함께 밝힌다.
< 신을진 주간동아 기자 > happy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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