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심야토크쇼는 자기들만의 잔치"…시청자단체 비판

  • 입력 2002년 3월 24일 17시 42분


심야 토크쇼 프로그램이 자사 프로그램을 지나치게 홍보하고 있으며 저속하거나 방송에 부적절한 말도 자주 방영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청자단체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은 22일 KBS 2TV의 ‘서세원쇼’(화 밤 11시)와 SBS의 ‘류시원 황현정의 나우’(화 밤11·05)를 1월 29일부터 한달반 동안 모니터한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에서“토크쇼가 아닌 비즈니스와 사교의 장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세원쇼’에서는 12일 종영을 앞둔 드라마 ‘겨울연가’의 출연자들을 초대해 ‘겨울연가의 결말은?’이라는 자막을 해당 코너 전부터 내보내 놓고 막상 코너를 진행하면서는 “드라마를 끝까지 보세요”라며 알맹이 없이 끝을 맺었다.

‘류시원…’에서는 5일 김지호 김호진 부부를 불러다 이들이 찍는 드라마를, 12일에는 가수 ‘핑클’과 김정민을 초대해 새 음반을 직간접으로 소개했다. 보고서는 이에대해 “드라마와 출연자를 과대 포장해 홍보에만 열을 올린 처사”라고 꼬집었다.

두 프로그램은 또 저속한 언어 사용도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구를 꼬시려고 무릎을 내놓고 가슴을 보여주는 것이야” “술자리에서 끌어안고 뽀뽀하지마” “바로 화딱지 나는 거죠” “너 미쳤니” 등의 저속한 말 장난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오갔다는 것이다.

‘서세원쇼’의 김영선 책임 PD와 ‘류시원…’의 배성오PD는 “토크쇼가 재미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연예인들이 나와서 도를 넘지 않는 한도에서 자연스러운 언어를 쓰는 것은 이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고 재미를 더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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