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은 4월 1일 시작하는 봄개편에서 애완동물관련 프로그램들을 전면에 세우고 나섰다.
KBS 2는 ‘주주클럽’(Zoo Zoo Club·월 밤 8·20)을 신설해 각종 애완동물의 치료과정을 소개하고 동물들을 유치원으로 데리고 가 어린이들과 노는 모습 등을 탤런트 김원희의 진행으로 방송한다.
MBC도 ‘와우! 동물천하’(금 오후 7·20)를 새로 편성해 코미디언 김진수와 김경화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스코틀랜드의 개썰매대회, 영국동물병원 취재기, 스튜디오에서의 다양한 동물의 묘기 등을 내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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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클럽’과 ‘와우! 동물천하’는 개그맨 신동엽이 진행하는 기존 SBS의 동물관련 간판프로인 ‘TV 동물농장’(일 아침 9·50)과 유사한 것.
KBS는 이 밖에 서울대공원을 무대로 일가족이 동물들과 벌이는 코믹한 상황을 그린 시트콤 ‘동물원사람들’(월∼금 오후 7·45)을 내보내고 있다.
KBS 2TV ‘토요대작전’(토 오후 6·30)의 ‘Yes I Can 오리엄마’, SBS ‘카운트다운’(금 밤 9·55)의 ‘동물 랭크’도 동물을 소재로 쓰고 있다.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목 오후 7·05)에서도 매주 한 코너씩 동물의 귀여운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방송사들의 페트신드롬은 실제 사회 흐름보다 오히려 한 발 늦은 편.
1990년부터 급격히 늘어난 애완 동물 시장은 현재 1조원 규모로 커졌으며 개와 고양이가 250여만 마리이고 뱀 햄스터 거북이 등 희귀 애완동물도 50여만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매일 애완동물관련 업체가 하나씩 신설되고 있으며 98년 400곳이던 동물병원 수도 올해는 550여 곳으로 늘었다.
요즘 방송계에서는 ‘3B’(Baby·아기, Beast·동물, Beauty·미녀)를 내보내면 무조건 ‘뜬다’는 게 상식.
그러나 특히 요즘은 인간적 정(情)의 결핍과 일상이 더욱 각박해지면서 애완동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것으로 제작자들은 보고 있다.
SBS ‘TV 동물농장의 박두선 책임PD는 “방송의 페트신드롬은 ‘TV에서 조차 사람을 봐야 하냐’는 ‘사람으로부터의 휴식’에 대한 욕구에다 사회의 전반적인 애정 결핍증이 더해져 폭발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