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야유회-1999년 봄’에서 ‘소풍-1979년 가을’까지 일곱 토막으로 쪼개진 과거를 조금씩 거슬러 올라가는 구성이 돋보인다. 이런 구성을 통해 이 영화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압군, 시위 학생의 고문 경관 등 ‘가해자’ 쪽에 섰던 주인공 김영호가 시간이 흐르면서 20대의 순수함은 잃고 어떻게 점점 때묻어 가는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김영호를 맡아 열연했던 무명 배우 설경구는 이 한 편으로 ‘99년 한국 영화가 발견한 최고의 수확’으로 꼽히며 일약 영화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 카를로비바리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 ★★★★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다크 시티(MBC·밤11·00)
감독 알렉스 프로야스. 주연 제니퍼 코넬리, 루퍼스 스웰, 키퍼 서덜랜드. 1998년작.
외계인들이 생존을 위해 지구인들의 기억을 조종한다는 내용의 SF 스릴러.
언제나 어두운 밤만 지속되는 도시. 잠에서 깨어난 존 머독(루퍼스 스웰)은 아내는 물론 일체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 게다가 영문도 모르게 연쇄살인범으로 쫓기던 머독은 조금씩 잊혀진 기억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원제 ‘Dark City’. ★★★
▼쉐드와 트루디(EBS·밤10·00)
감독 앨리슨 앤더슨. 주연 브룩 아담스, 이온 스카이, 파이루자 볼크. 1992년작.
뉴 멕시코의 한 마을에서 10대인 두 딸을 키우는 여성을 그린 영화. 둘째딸 쉐드는 아빠가 있는 정상적인 가정을 꿈꾸며 지겨운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큰 딸 트루디는 임신하는 바람에 미혼모가 될 지경이다. 엄마는 큰 딸이 자신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수술을 권한다.
원제 ‘Gas, Food, Lodg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