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오늘날 한국의 중년 남성이 겪는 고독과 좌절, 그리고 그의 주부들이 겪는 외로움을 소재로 한다. ‘고개숙인 남자’나 ‘외로운 주부’는 이미 드라마에서 여러 차례 다뤄진 식상한 소재지만 세련되게 그려내면 일정 수준의 시청률을 보장하는 게 사실.
건설회사에서 일하던 40세의 동주(김영철)는 뇌물 수수를 거절한 한 하청업자의 자살에 충격을 받아 사표를 쓰고 귀농을 결심한다. 그의 아내 금희(황신혜)는 서울에 남아 출판사에 취직한다. 여기에 동주의 첫사랑 연지(배종옥)와 금희의 직장 상사 준하(신성우)가 얽히면서 ‘맞바람’의 삼각 관계가 펼쳐진다.
이번 드라마에는 KBS1 대하사극 ‘태조왕건’에서 ‘궁예’ 역으로 완전히 ‘떠버린’ 탤런트 김영철이 모처럼 멜로물에 도전한다. ‘태조 왕건’ 이후 프랑스 파리의 패션쇼 무대에 서는 등 그의 세련된 이미지가 부각된 덕분. 그동안 카리스마가 강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김영철은 이번에는 부드러운 면모를 드러낼 계획이다.
“궁예의 카리스마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요. 처음엔 대사 처리할 때 너무 힘이 들어가 고생하기도 했죠. 알고보면 얼마나 부드러운 남자인데요.”
‘육남매’ ‘사랑한다면’ ‘엄마야 누나야’를 연출했던 이관희 담당 PD는 “오늘날 가정의 붕괴는 심각하다”며 “방황의 시간을 거쳐 가정의 울타리를 그리워하게 되는 30, 40대 부부들의 심리 묘사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