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EBS 다큐 'PD리포트' 교육문제 신랄하게 고발

  • 입력 2002년 4월 10일 17시 48분


교육 현장의 부조리와 비리를 고발하며 교육시사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가는 EBS 'PD리포트'
교육 현장의 부조리와 비리를 고발하며 교육시사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가는 EBS 'PD리포트'
EBS의 시사 다큐멘터리 ‘PD 리포트’(목 밤 9·20)가 학부모와 교육관계자 사이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PD 6명이 6㎜ 디지털 캠코더를 들고 교육 현장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EBS판 그것이 알고 싶다’. EBS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본격 고발 프로그램으로 2월 28일 첫 방송됐다.

최근 방송된 ‘학교는 공사중’에서는 학교 건물이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입생 505명을 배정받은 경기 부천시 덕산고 사태를 내보냈다. 교육청 앞에서 울부짖는 학부모와 학생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방영, 한 학급당 35명을 넘지 못하도록 한 제7차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파고들었다.

이 프로그램을 본 교육청측은 “같은 식구끼리 이럴 수 있느냐”며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했고 한 관계자는 “방송을 내보내지 말아 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PD 리포트’가 여섯회 방영되자 EBS 인터넷 게시판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메일이 이어지고 있다. 작성자 ‘sonso 98’은 “반드시 한 학급당 35명을 지켜야 한다는 교육부의 단세포적 행정에 잠이 안 온다”고 꼬집었고 “우리 아이들의 사연도 방송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제보가 줄을 이었다.

‘PD리포트’는 최근 초등학교 숙제 과다, 영양가 없는 학교 급식, 교육 자치의 기능을 잃은 학교운영위원회 등에 카메라를 들이대 교육 현실의 환부를 고발했다.

EBS가 이 같은 프로를 내보낼 수 있는 것은 재정의 독립성이 높아져 교육부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 이전에 교육부로부터 매년 150여억원씩 지원받았으나 2000년 3월 공사가 된 뒤부터는 교육부 지원액은 20억원으로 격감했고 1년 예산(900억원)의 대부분은 자체 캐릭터 사업 수익과 KBS에서 넘어오는 TV수신료(130억원)로 충당한다.

‘PD 리포트’는 교육 문제를 잘 알고 있으나 위의 눈치를 보느라 정보 전달에만 주력해온 EBS PD들이 봄 개편때 변신을 시도한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제작팀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 팀으로부터 2주간 제작 기법을 전수 받았으며 자문도 구하고 있다.

담당 형건 PD는 “교육계의 작은 문제까지 세밀하게 들춰내 교육 정책의 ‘발전적인 견제 세력’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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