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르면 방송사들은 매회 드라마에 대해 ‘모든 연령’ ‘7세 이상’ ‘12세 이상’ ‘19세 이상 시청가’의 등급을 매겨야 한다.
방송사들은 이에대해 “드라마 제작 관행상 등급제는 시기 상조”이라며 “방송 직전에야 편집이 끝나는 드라마가 많아 현실적으로 등급을 매기는 게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KBS 윤대작 심의실장은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소수의 스타에 의존한 탓에 제작 일정을 여유있게 잡기 어려워 사전 심의가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SBS 배성례 심의팀장은 “매회 드라마를 심의하기 때문에 매일 밤 8시에 편성된 드라마가 한회 ‘19세 이상’ 판정을 받으면 그 회만 성인 시간대인 밤 10시 이후 방송되는 해프닝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송위는 그러나 “청소년과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드라마 등급제는 꼭 필요하며 여건도 무르익었다”는 입장.
방송위 평가총괄부측은 “방송사들이 사전 전작제 등 현재의 드라마 제작 관행을 개선할 시도는 하지 않은 채 현실론만 내세우고 있다”며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고 드라마 제작 일정을 현재보다 2, 3주씩만 앞당기면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계에서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으나 무엇보다 등급제를 계기로 국내 방송사들의 주먹구구식 드라마 제작 관행을 고쳐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