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1 장애인날 특집 "왼발로 요리하고 그림도 그리지요"

  • 입력 2002년 4월 18일 17시 27분


20일은 제22회 장애인의 날. KBS1 TV는 20일 ‘최웅렬의 나의 왼발’(오후 2·20)에서 구족(口足)화가 최웅렬씨(35)의 홀로 서기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벽을 허문다. 구족화가는 손이 불편해 입이나 발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 최씨는 생후 7개월에 발병한 뇌성마비로 두 손을 전혀 쓰지 못한다. 자유로운 신체 부위는 왼발 하나. 일곱 살이 될 때까지 부모가 밥을 떠 먹여주다가 어느날 아버지가 발가락에 숟가락을 끼워주면서 손 대신 발로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TV하이라이트 / TV편성표

장애가 심해 중학교로 진학하지 못한 최씨는 만화에 빠져들면서 화가의 꿈을 키웠다. 그의 좌절은 오히려 창착의 원동력이 됐다. 그는 두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젊은 화가들의 모임인 ‘예연회’의 회장도 맡고 있다.

남들 앞에 감추고 싶은 장애 때문에 스스로를 사회와 격리시키기도 했지만 그는 이제 왼발로 세수를 하고, 밥을 먹고, 요리하고, 술좌석에서 술도 따른다. 왼발 하나로 세상에 당당하게 홀로 선 것이다.

그의 도전은 끝이 없다. 최씨는 요즘 시화(詩畵)에 빠져 있다. 그러기엔 시를 좀더 체계적으로 배울 필요가 있어 왼발에 펜을 끼우고 밤새 공부한 끝에 올해 방송통신대학에 합격했다. 그는 보통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항상 웃는 얼굴로 자작시를 건네면서 사람들에게 다가섰다. 이제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스타’다.

이밖에 장애인의 날 특집으로 SBS는 정신지체 장애인의 어려움을 담은 다큐멘터리 ‘경민이가 취직했다네’(20일 오전 11시)를, EBS는 ‘모여라 딩동댕’(오전 9시)에서 손가락에 네개 밖에 없는 장애를 딛고 피아니스트가 된 이희아양의 연주회를 방영한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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