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극장가의 성수기가 시작되는 달이라는 점에서 많은 영화인들은 6월 한달 내내 열리는 월드컵을 ‘악재’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에는 ‘진주만’ ‘미이라’ ‘툼레이더’와 같은 덩치 큰 영화들이 6월에 개봉해 여름 흥행을 이끌었으나 올해는 월드컵 여파로 개봉을 5월로 앞당기거나 아예 7월로 미루는 경우가 많아졌다. 5월3일 개봉하는 ‘스파이더 맨’ 외에 6월 한달간 ‘블록버스터급’ 외화는 찾아보기 힘들고 ‘맨 인 블랙2’ ‘스타워스 에피소드 2’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대작들은 7월에 몰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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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월드컵 기간인 6월에도 관객을 불러모을 수 있다며 도전장을 낸 ‘용감한’ 영화도 꽤 된다. 월드컵 기간에 개봉하는 영화는 모두 10여편. 무엇보다 한국 영화가 6편이나 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6월 한국 영화가 ‘수취인불명’ ‘신라의 달밤’ 등 2편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편이다.
이에 대해 배급사인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 한국 영화 편수가 전체적으로 늘어난 데다, 블록버스터가 피해간 자리를 한국 영화가 파고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작 영화가 월드컵을 피해가는 이유에 대해서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는 월드컵 같은 대형 이벤트의 영향을 크게 받으나 중간 이하 규모의 영화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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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시작된 첫 주말인 6일 개봉하는 ‘폰’은 스릴러 ‘가위’로 데뷔했던 안병기 감독이 또다시 내놓은 공포 스릴러. ‘폰’은 미국의 직배사인 브에나비스타 코리아가 투자한 첫 한국 영화이기도 하다.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김동원 감독의 코미디 ‘해적, 디스코왕 되다’와 친구의 남자 친구를 사랑하는 신하균과 이요원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서프라이즈’도 함께 개봉하는 영화들이다. 같은 날 개봉하는 외화로는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 주연의 ‘글리터스’와 공포 영화인 ‘퀸 오브 뱀파이어’ 등.
16강이 추려지는 두번째 주말에는 개봉 영화가 대폭 줄어든다. 한국 영화는 SF액션 ‘예스터데이’ 1편뿐이고 외화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주연의 ‘크로스로드’ 등 3편이다. 본격적인 본선 경기가 치러지며 월드컵 열기가 가장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셋째주에는 한국 영화는 1편도 없고 외화도 ‘샬로트 그레이’ 등 단 2편뿐이다.
월드컵 결승전(30일)과 폐막식을 이틀 앞둔 28일에는 다시 개봉 편수가 늘어 한국 영화로는 비운의 복서인 고(故) 김득구 선수를 다룬 ‘챔피언’과 차승원 김승우 주연의 코미디 ‘라이터를 켜라’가 첫선을 보인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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