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이혼피해자녀 다룬 특집극 "난 왜 아빠랑 성이 달라?"

  • 입력 2002년 4월 30일 18시 08분


자신의 잘못이 없는데도 고통받는 것은 억울한 일이다. 더구나 정신이나 육체가 그 고통을 받아 들일만큼 성숙하지 못한 상태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세 쌍의 부부중 한 쌍이 갈라서는 요즘, 사회가 이혼의 문제를 부르짖는 동안 정작 이혼의 가장 큰 피해자인 그들의 자녀들은 관심 밖이었다. 가정의 달을 맞아 MBC는 1, 2일 재혼가정의 자녀 문제를 다룬 특집극 ‘난 왜 아빠랑 성(姓)이 달라?’(밤 9·55)를 방영한다.

TV하이라이트 / TV편성표

서지연(박지영)과 김현수(이영범)는 각각 자녀를 데리고 재혼한 부부다. 둘 다 자녀가 어렸을 때 재혼해 아이들은 그들을 친부모로 알고 있다.

문제는 지연의 아들 영민(장준영)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발생한다. 친부의 성을 따라야 하는 친양자 제도상 영민의 본명은 김영민이 아닌 제영민. 학교라는 ‘공적 제도’ 속으로 들어가면서 본명 사용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지연은 영민의 담임교사를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하나 상황은 점점 악화된다.

실제로 재혼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담임 교사의 실수나 주변 학부형들의 입소문 때문에 이 사실이 알려지기 쉽다는 것이다.

제작진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유림과 여성 단체의 대립으로 친양자제(아이가 어머니와 재혼한 남성의 성을 따를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표류하는 동안 아이들은 왜 함께 사는 아버지와 성(姓)이 다른 지에 대한 의문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 그에 대한 대안은 사회의 몫이다. 소원영 PD는 “이혼 여성의 70% 이상이 자녀를 데리고 재혼한다”며 “어른들의 무관심과 이기심 속에 아이들의 인권이 유린되고 있다”고 말했다.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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