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직선적이고 투박한 제목의 ‘위 워 솔저스’(We Were Soldiers)는 거두절미하고 생사가 엇갈리는 전투 한 가운데를 파고 든다. 그 전장은 미국과 월맹군간의 사실상 첫 접전인 1965년 베트남 북부 이아 드랑(죽음의 계곡) 전투. 이를 다큐멘터리식 카메라 워크로 섬세하게 잡아낸 이 영화는 리얼한 전투 장면이 주는 영화적 흥미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반전 의식도 양념처럼 담는 할리우드 전쟁 영화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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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블랙 호크 다운'
하버드대 정치학 석사 출신 할 무어 중령(멜 깁슨)은 휘하 공수 부대원 396명을 이끌고 베트남 전장으로 가라는 지시를 받는다. 무어는 “전력이 아직 지리멸렬하다”며 훈련 시간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결국 이아 드랑에 파병돼 같은 장소에서 프랑스 군을 괴멸시킨 뉴엔 장군의 월맹군과 대치한다. 전투가 치열해질수록 경험이 일천한 병사들은 우왕좌왕하다 쓰러져 간다. 이들 병사들은 싸우는 목적이나 죽어야할 이유도 모른 채 “조국을 위한 죽음이 자랑스럽다”고만 여길 뿐이다.
이렇듯 ‘위 워 솔저스’는 올해초 개봉된 ‘블랙 호크 다운’의 연장선 상에 있다. 장소만 아프리카 소말리아 도시 한복판에서 베트남 정글로 바뀌었을 뿐 공명심에 눈 먼 군 지도부의 종용에 의한 전투 참가와 그에 따른 미군의 죽음, 무어의 영웅적 리더십 등은 9.11 테러 이후 메시지를 걸러내려는 할리우드 전쟁 영화의 흐름과 비슷하다. 이 영화는 ‘지옥의 묵시록’ ‘디어 헌터’ 등 월남전을 다룬 영화들이 제시한 전쟁의 광기 등의 메시지를 내놓지는 못한다.
영화는 핸드 헬드 카메라를 이용해 무려 1시간반 동안 전투신을 건조하게 그려내면서 가족들의 애끓는 심정도 액세서리처럼 얽어 놓았다. 무어가 박격포 부대에 적의 좌표를 불러주고 있을 때, 그의 아내는 고국에서 전사 통보를 받은 군인의 아내를 다독이고 있다. 무어 중령의 자녀가 5명인 것도 이런 가족애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다.
#리얼한 전투신, 그러나…
‘위 워 솔저스’의 미덕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 본격화 된 할리우드 전투 묘사의 정점을 보여준 것이다. 미군 병사가 폭탄을 맞아 얼굴의 절반을 그을리거나, M16 총에 착검한 후 월맹군과 사생 결단의 백병전을 벌이는 장면은 어떤 전쟁 영화보다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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