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이클 케이튼 존스. 주연 브루스 윌리스, 리처드 기어. 1997년작.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희대의 테러리스트, 카를로스 ‘자칼’ 산체스의 실제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 그동안 프레드릭 포사이스 소설 ‘자칼’, 프레드 진네만의 ‘자칼의 음모’(1973년) 등을 통해 다뤄진 자칼은 체 게바라만큼이나 소설과 영화에서 자주 다뤄진 히스패닉계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자칼(윌리스)은 러시아 마피아 사주를 받아 미국 대통령 부인 암살을 준비한다. FBI는 복역 중인 전직 아일랜드 공화국군(IRA) 요원 데클렌(기어)이 자칼을 본 유일한 목격자임을 파악하고 그를 동원해 자칼 체포에 나선다.
영화에서 자칼은 적을 막기 위해 차량 외벽에 신경 가스제를 발라놓는 등 섬세하고 치밀한 테러리스트로 부각된다. 브루스 윌리스가 그 섬세한 암살자를 그려냈지만 ‘다이 하드’ 시리즈의 거친 이미지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 게 흠. 2002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공로상을 받은 시드니 포에티에가 FBI국장으로 출연했다. 원제 ‘The Jackal’. ★★★☆
이승헌기자 ddr@donga.com
◈차스키 차스키〈KBS1 밤11·20〉
감독 엘라 렘하겐. 주연 사무엘 하우스. 1999년작. 미혼모 엄마와 사는 8살 아이가 그리스에 있는 생면부지의 아버지를 만나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 초반에는 엄마의 애인을 둘러싼 갈등과 차스키의 여자 친구에 대한 사랑 만들기 등이 펼쳐지나 차스키의 출생에 얽힌 비화가 노출되는 것을 계기로 영화는 어른들의 세상을 경험하면서 ‘마음의 키’도 크는 아이의 내면에 집중한다. 5000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차스키 역의 사무엘 하우스의 자연스런 연기가 압권이다. 원제 ‘Tsatsiki’. ★★★☆
◈비오는 날의 수채화2, 느티나무언덕〈MBC 밤12·25〉
감독 곽재용. 주연 옥소리, 이경영, 김명수. 1993년작. 지난해 ‘엽기적인 그녀’로 돌풍을 일으킨 곽재용 감독의 초기작. 제목처럼 수채화같은 영상미가 돋보인다. 친구 천호와 살던 고아원을 떠나 최장로에게 입양됐던 지수(김명수)는 형기를 마치고 돌아와 최장로에게 누이동생 지혜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다. 하지만 최장로는 변함없이 지수에게 목사가 될 것을 바라고, 지수는 지혜와 결혼을 꿈꾸며 최장로가 원하는 목사의 길을 선택해 서울로 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