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레지던트 이블' 슈퍼컴에 맞선 여전사 요보비치

  • 입력 2002년 6월 11일 17시 23분


‘제5원소’의 몽환적인 캐릭터 릴루로 나온 밀라 요보비치가 13일 개봉하는 ‘레지던트 이블’에서는 여전사 앨리스로 등장한다. 지난달 개봉한 ‘밀리언달러 호텔’에서 보여준 내면에 깊은 상처가 있는 창녀 엘로이즈의 얼굴을 지워버릴 새가 없다.

‘레지던트…’는 요보비치 팬과 ‘깜짝 공포’를 즐기는 관객에게는 충분한 보상을 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SF, 액션, 스릴러, 공포 등 다양한 장르가 결합돼 있다. 여러 장르의 조화인지, 아니면 ‘잡탕찌개’인지에 대한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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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툼 레이더’의 안젤리나 졸리 등 ‘총을 든 여성’이 나오는 작품의 계보를 잇는다. 요보비치는 화려한 액션을 구사하는 여전사가 됐고 그의 섹시한 금발도 땀에 젖어 달라붙었다.

거대 기업의 지하 비밀연구소에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누출된다. 인공지능을 가진 슈퍼컴퓨터 레드퀸은 바이러스의 지상 누출을 막기 위해 연구소를 폐쇄하고 수백명의 직원들을 몰살시킨다. 사고 때문에 일시적으로 기억을 상실한 보안담당 앨리스와 지상에서 파견된 특공대가 레드퀸에 맞선다는 게 기둥 줄거리.

영화의 초반은 흥미진진하다. 레드퀸이 무기력한 인간들을 ‘삭제’하는 장면은 컴퓨터 게임을 연상시킨다. 기억 상실로 적과 동지를 구별할 수 없게 된 앨리스의 ‘의식의 공포’도 실감난다.

하지만 영화는 중반을 넘으면서 상투적인 액션물이 됐다. 짧은 치마를 입은 요보비치와 바이러스 감염으로 몸만 살아 움직이는 시체들의 싸움이 이어진다. 13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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