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풀숲의 전쟁', 사마귀의 삶도 전쟁이다

  • 입력 2002년 6월 13일 22시 02분


MBC는 23일 밤 11시반 풀숲에서 벌어지는 곤충들의 투쟁적 삶과 생존 전략을 그린 다큐멘터리 ‘풀숲의 전쟁’을 방송한다. 특히 당랑권법의 주인공인 사마귀의 탄생과 죽음에 초점을 맞춰 적자 생존 법칙이 철저하게 지배하는 곤충의 세계를 조명한다.

인간의 삶도 그렇듯 곤충의 삶 역시 전쟁이다. 약육강식이라는 명제는 곤충에게 거역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것. 탄생의 순간부터 치열한 생존경쟁은 시작된다. 알에서 깨어나 유충으로 성장하는 개체 수는 70∼200마리. 이 중 약 절반만 살아남기 때문이다. 살아 움직이는 것만 먹는 까다로운 식성의 소유자인 사마귀는 갓태어난 애호랑나비 애벌레, 등빨간뿔 노린재 애벌레를 닥치는대로 먹지만 결국 다리무늬침노린재에게 잡혀 먹는다.

TV하이라이트 / TV편성표

사마귀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사랑과 배신이다. 수컷은 암컷과 짝짓기가 끝나면 암컷에게 잡혀 먹힌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카메라는 짝짓기부터 수컷의 희생, 암컷의 산란과 새끼를 보호하는 노력에 초점을 맞춘다. 암컷은 짝짓기를 한 뒤 5시간에 걸쳐 수컷을 천천히 잡아 먹는다. 새끼를 위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암컷은 풀숲의 돌틈에 자리를 잡고 흰거품을 내뿜으며 알을 낳는다. 혹독한 추위로부터 알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산란이 끝나면 암컷의 수명도 길지 않다. 잠시 풀숲을 돌아다니다 죽음을 맞는다.

사마귀 외에도 흑백알락나비번데기에서 기생하는 피라미 맵시번, 배추흰나비애벌레에 기생하는 고치벌 등 다양한 곤충들의 생존전략이 소개된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프리랜서 이수영씨가 1년간 국내 곤충들의 주 서식지를 다니며 촬영한 것을 55분용으로 편집했으며 배철수가 내레이션을 맡았다.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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