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EBS '사냥꾼의 세계', 동물 생태계 조명

  • 입력 2002년 6월 20일 18시 11분


‘경쟁’ 속에 ‘공존’이 있다. 22일 EBS 특집 자연다큐멘터리 ‘사냥꾼의 세계’(오후 7·50)에서는 기발한 사냥법을 갖고 있는 육식동물의 세계를 조명한다.

폭격기처럼 강에서 물고기를 낚아채 솟구치는 물수리는 잠수할 수 없기 때문에 수면 위로 물고기가 떠오를 때까지 무한정 기다린다. 물고기가 보이면 수면에 그림자가 비추지 않도록 교묘히 햇살을 피해 먹이를 덮친다. 물고기를 든 채 강한 날갯짓으로 300m 수직상승 모습은 인상깊다.

물총새는 물고기와 0.002초의 시간싸움을 펼친다. 부리가 물에 담가졌을 때 파장이 물고기에게 전달되는 0.002초안에 물고기를 물어야 하는 것. 완벽한 ‘슈팅찬스’를 기다리며 공중에서 정지 비행하는 동안 물총새는 1초에 8번 날갯짓을 한다.

사냥꾼도 사냥 당한다. 사마귀는 땅으로 다니며 날아다니는 곤충을 잡아 챌 정도로 빠르다. 그러나 쌍살벌의 집단공격에 그는 무기력하게 쓰러진다. 사냥 당하지 않고 사냥하기 위해 동물들은 진화해 왔다. 시속 320㎞의 속도와 3.0의 시력을 자랑하는 매, 어둠 속에서도 혀의 감각으로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는 뱀은 나름대로의 무기를 하나씩 보유한 셈.

이의호PD는 지난해 3월부터 15개월 간 카메라를 직접 들고 경기 강원 제주 등 전국 산을 누비며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그는 “냉엄한 사냥꾼들의 세계 속에 자연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비결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촬영한 가지밭 풍경. 진딧물은 가지밭을 망칠 정도로 맹렬히 가지의 영양분을 베어먹는다. 한편 풀잠자리는 성충이 되기 위해 많은 먹이를 먹어둬야 하는데 그 먹이가 바로 진딧물이다. 가지밭에 풀잠자리 한 마리만 있으면 농약이 필요 없는 것이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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