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드라마 '결혼합시다' 주연 후에키 유코

  • 입력 2002년 7월 7일 17시 25분


누가 이 여자를 일본 여자로 볼까.

3일까지 고정 출연한 SBS ‘기분전환 수요일’에서 그는 펄펄 끓는 콩나물 국밥은 물론, 맵고 짠 마산 아구찜도 먹음직스럽게 입에 넣었다. 한 CF에서 장동건을 바라보는 그의 입꼬리에 걸린, 수줍지만 선이 분명한 보조개는 우리네 여성의 모습 그대로다.

후에키 유코(笛木宇子·22). 유민이라는 한국어 예명으로 알려진 이 일본 여성은 최근 방송가에서 행동 반경이 넓히고 있는 외국 연예인이다. 지난해 말 MBC 주간단막극 ‘우리집’에서 최근 ‘로망스’로 스타덤에 오른 김재원의 파트너로 모습을 비추더니 15일 첫 방송될 KBS2 일일드라마 ‘결혼합시다’(월∼금 밤9·20)에서는 처음으로 주연을 따냈다. 심부름 센터를 경영하는 아버지 탁송백(주현)의 외동딸로 나오는 그는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함께 일본에서 살다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돌아온 연화 역을 맡았다.

‘우리집’에 출연할 때만해도 한국어가 서툴러 대사없는 청각장애인 역을 맡았지만 이후 연세대 어학당에서 1여년간 맹훈련을 해 이제는 대사의 100%가 우리 말이다.

“사실 그 때만해도 답답했는데 이제는 쓰고 듣는 것은 문제없어요. 말하는 것도 순수 한글 표현만 제외하면 그리 어렵지 않아요.”

후에키의 한국 진출 과정을 보면 최근 아시아권에 불고 있는 우리 대중문화의 파급력을 실감케한다. ‘호타루’ 등에 출연하며 영화 배우로 얼굴을 알린 후에키는 2000년 어느날 ‘쉬리’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고 한국 영화에 출연하기로 결심한다.

마침 일본 도쿄에서 열린 케이블TV m.net의 일본 방송 개시 축하쇼에서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에이스타스’의 백남수 사장을 만났고, 이후 무작정 그에게 전화해 “일하고 싶다”고 떼를 썼다.

한일 양국의 연예계를 두루 경험한 후에키는 “일본보다 더 끈끈한 인간적 유대가 한국 연예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한국 진출 전부터 그룹 ‘S.E.S.’와 친하게 지냈는데 한국에 와서도 그렇게 잘해줄 수가 없어요. 사실 바쁘면 그렇게 하기 힘들잖아요.”

서울 신촌 인근 오피스텔에서 혼자 지내고 있는 후에키는 “6월 한달 월드컵 기간 동안 같은 소속사에 있는 탤런트 김효진 등과 붉은 티셔츠를 입고 뛰어다니며 외로움을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12월부터는 이병헌 송혜교 주연의 SBS 미니시리즈 ‘올인’에도 주연급으로 출연한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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