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인가요?”
물론 아니었다.
제작진은 전국 2000여개 중고교 역사 교사에게 ‘역사스페셜에서 다뤄주길 바라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묻는 편지를 일일이 보내고 있었던 것. ‘역사스페셜’은 현재 각 학교에 전화 독촉까지 하며 답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를 토대로 여름 방학 특집을 마련할 계획.
이는 많은 학교들이 ‘역사스페셜’을 교육 자료로 사용하고 있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실제로 제작진에게 답장을 보낸 600여 교사들은 “아이들과 함께 역사스페셜을 시청하며 교재로 사용한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지금까지 받은 답장 가운데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광해군. 광해군은 형 임해군과 동생 영창대군을 죽이고 계모인 인목대비마저 유폐시키는 패륜을 저질렀지만 명과 후금 두 나라 사이에서 탁월한 양면 외교 정책을 펴 사가들의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다. 광해군의 역사적 공과 뿐 아니라 그의 인간적 면모를 조명해주길 바란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
이외에도 백제와 일본의 교류나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 당시의 시대 상황, 조선시대 생활사 등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제작진은 적어도 1000통이 넘게 답장을 받아내 가장 많은 요청이 온 주제를 우선적으로 다루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도 만들 예정이다.
서재석 책임PD는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기 보다 시청자와 함께 쌍방향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는 취지”이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로열티도 높이고 시청자의 진정한 요구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