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군은 어렸을 때부터 먹을 것에 놀랄 만큼 집착을 보였다. 동네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훔쳐먹을 정도였다. IQ 발달 수준이 떨어지자 이군의 어머니는 그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으나 갈 때마다 뇌성마비나 척수이상 등 다른 진단을 받았다. PWS라는 정확한 병명을 얻기까지 꼬박 10년. 1만명 중 1명꼴로 발병하는 희귀병이어서 임상 자료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다른 PWS 환자 공모군(11)은 이군보다 훨씬 심하다.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것을 찾고, 못 먹게 하기 위해 부모가 손을 묶으면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씹어 삼킨다. 어머니는 매일밤 아예 냉장고 앞에 자리를 깔고 잠을 잘 정도.
PWS의 원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뇌의 일부인 시상 하부의 장애로 설명될 뿐이다. 연구 결과 PWS 환자의 약 75%는 15번 염색체에 이상이 있다고 한다. 이 병의 증상은 과식증과 지능저하, 성기능 미발달 등이다. 특히 과식증으로 인한 비만은 당뇨와 심장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이군의 어머니는 “이 병을 모르는 이들이 환자를 먹을 것만 밝히는 뚱뚱한 아이로 손가락질할 때 가장 가슴이 아팠다”며 “이 기회에 다른 사람들에게 PWS의 심각성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군의 어머니를 비롯해 PWS환자의 보호자들은 정기 모임을 갖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