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예][영화]채플린, 英 기사작위 못받을 뻔했다

  • 입력 2002년 7월 21일 19시 10분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사진)이 ‘좌익’이라는 이유로 영국정부로부터 기사작위를 받지 못할 뻔했다고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21일 보도했다.

영국정부는 1956년 10월 찰리 채플린에게 기사작위를 주려고 했지만 채플린에 대한 미국민의 반감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최근 공개된 영국 공문서국(PRO)의 비밀문서를 인용해 밝혔다. 이로 인해 채플린은 임종을 불과 18개월 앞둔 1975년에서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당시 영국 보수당 정부가 워싱턴 주재 영국관리들로부터 “미 대중의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 이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채플린은 당시 좌익 이념을 지지하는 대표인사로, 1952년 미 하원의 반(反)미 관계위원회에서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혀 있었다. 또한 1918년과 1924년 각각 16세의 소녀와 이중으로 결혼해 비도덕적 인물로 지탄받기까지 했다.

당시 작성된 비밀문서는 “채플린이 공산주의자라는 점을 시인해 정적들에게 빌미를 주었고, 도덕적인 면에서도 미국인들은 채플린이 1920년대에 저지른 스캔들을 여전히 잊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영화역사가인 케빈 브라운로는 채플린이 1936년에 자본주의를 비난하는 ‘모던 타임스’라는 영화에 출연했고, 미 시민권 받기를 거부했다는 사실이 많은 미국인들을 화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1889년 영국 런던에서 출생한 채플린은 1910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42년 동안 체류하면서 무성영화 배우로 명성을 날렸으며 나중에 스위스에 정착, 80세에 생을 마감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