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에 밀려 진땀을 흘렸던 극장가의 ‘흥행 전쟁’이 다시 시작된다. 할리우드와 국내의 화제작들이 7월말부터 8월말까지 잇따라 개봉돼 여름을 뜨겁게 달군다.
◇이제는 영화 월드컵
‘스타워스 에피소드2-클론의 습격’ ‘맨 인 블랙2’가 7월초 개봉되는 바람에 라인업의 전체적인 무게는 좀 떨어진다. 대신 SF,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볼 만한 영화들이 꽤 많다.
이번 여름 극장가의 태풍의 눈은 26일 개봉하는 SF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주연 톰 크루즈라는 이름만으로도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작은 ‘블레이드 러너’ ‘토탈 리콜’의 원작자인 필립 K 딕의 소설. 특수효과와 가족주의를 강조하는 스필버그의 눈을 통해 예지자들을 범죄 예방에 사용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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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 리틀2’(8월2일)는 전작의 흥행 성공으로 탄생된 속편으로 사랑에 빠진 생쥐 스튜어트의 모험을 담았다. ‘스튜어트…’는 컴퓨터그래픽과 실사 화면을 합성한 작품으로 스튜어트 얼굴의 미세한 변화까지 담아내는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다.
‘식스 센스’를 잊지 못하는 관객이라면 ‘싸인’(8월9일)을 놓치지 말 것. 이 작품은 ‘식스…’를 통해 흥행과 작품성을 조화시킬 수 있는 감독으로 떠오른 M 나이트 샤말란이 연출을 맡았다. 외계인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정체 불명의 표식을 소재로 다뤘다. 샤말란 특유의 오싹한 반전(反轉)이 기대된다. 멜 깁슨 주연.
멕 라이언의 로맨틱 코미디 ‘케이트와 레오폴드’(8월15일)와 로빈 윌리엄스, 에드워드 노튼의 코미디 ‘스무치’(8월23일)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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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30일 개봉되는 ‘로드 투 퍼디션’은 ‘아카데미 콤비’의 힘이 기대된다.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샘 멘데스가 연출을, 두차례 남우주연상을 받은 톰 행크스가 주연을 맡았다. 193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아내와 아들의 복수를 위해 나서는 청부살인업자의 복수극을 그렸다.
규모는 작지만 마니아라면 기억해야 할 작품들도 있다.
엘도라도를 찾아가는 스페인 탐험대를 그린 ‘아귀레, 신의 분노’(8월2일), 성전환자의 삶을 코믹하게 그린 ‘헤드윅’(8월9일), 각막 이식 수술로 19년만에 처음으로 세상을 본 여성의 불안과 공포를 그린 ‘디 아이’(8월15일), 전직 야쿠자와 아홉살 꼬마가 함께 하는 여정을 담은 기타노 다케시 감독 및 주연의 ‘기쿠지로의 여름’(8월23일)이 차례로 개봉된다.
‘어머! 물고기가 됐어요’(26일) ‘아이스 에이지’(8월8일) ‘파워 퍼프 걸’(8월15일)의 3파전.
◇애니메이션 3파전
‘어머…’는 디즈니, 드림웍스 등 할리우드와 저패니메이션의 틈새를 뚫고 모처럼 국내에 선을 보이는 덴마크 애니메이션. 신비한 약을 먹고 수중 생물이 되는 세 아이의 모험담을 그린 작품으로 화면 스토리 음악 등 3박자가 적절하게 어우러졌다.
‘아이스…’는 빙하시대 동물 3총사와 아이의 모험을 그린 3D 애니메이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파워…’는 TV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세 유치원 소녀들이 무능한 시장을 대신해 마을의 정의를 수호하는 과정을 그렸다.
◇한국영화 주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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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한국 영화는 26일 공포 영화 ‘폰’을 시작으로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8월8일), ‘오아시스’(8월15일), ‘초승달과 밤배’(8월16일), ‘Three’(8월23일) 등 5편이 개봉된다.
전반적으로 외화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지나 ‘박하사탕’의 이창동 감독과 배우 설경구가 다시 뭉친 ‘오아시스’는 한국 월드컵 축구팀처럼 역전 ‘골든 골’을 쏠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청년과 뇌성마비 장애인 처녀의 가슴 뭉클한 사랑을 담았다.
‘가위’의 안병기 감독이 연출한 ‘폰’은 국내에서는 드문 장르인 공포 영화를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웠다. 로맨틱 코미디인 ‘좋은 사람…’은 지난해 대박을 터뜨렸던 ‘조폭마누라’의 신은경과 ‘두사부일체’의 정준호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웨딩 플래너의 좌충우돌하는 사랑을 그렸다. ‘Three’는 ‘조용한 가족’ ‘반칙왕’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의 새작품으로 정보석 김혜수가 주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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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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