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DVD 빌려서 볼까 사서 볼까

  • 입력 2002년 7월 22일 15시 49분


교보문고내 DVD매장 (사진:김동주기자)
교보문고내 DVD매장 (사진:김동주기자)
《‘안방 극장’의 혁명을 몰고 온 DVD가 관련 기기의 폭넓은 보급과 다양한 타이틀의 출시로 거센 대중화 바람을 타고 있다. 이에 따라 홈시어터의 핵심인 DVD 타이틀을 놓고 셀스루(소장)와 렌털(대여) 시장간의 승부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셀스루가 일단 우세▽

지금까지 시장은 DVD를 사서 소장하는 AV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셀스루 방식이 홈시어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장당 평균 2만3000원꼴로 음반에 비해 비싼 편이나 영화와 음악을 좋아하는 3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셀스루 시장은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를 훨씬 웃돌고 있다.

▽업계 ‘대여용’ 별도 출시▽

대여 시장의 기세도 만만찮다. 국내 비디오 대여점 1만여곳 중 DVD를 빌려주는 곳이 이미 1500여곳에 이른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비디오 대여에 DVD 대여를 추가한 형태이고, DVD 타이틀 보유 편수도 100장 안팎. DVD는 비디오에 비해 대여료도 더 비싸고 대여 횟수도 낮은 편이다.

영화 '드리븐'

▽대여 시장은 가능한가▽

DVD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한 셀스루에 비해 대여 시장의 미래는 암울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근 국내 DVD 업체들의 대여 시장 공략도 점차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DVD 제작업체인 ㈜엔터원은 7월 초 ‘알리’와 ‘헤비메탈’을 시작으로 셀스루와 대여용 DVD를 동시 출시했다. 소장용에 비해 대여용이 훨씬 비싼 비디오와 달리 엔터원 측은 대여용 DVD의 가격을 셀스루용보다 더 싸게 내놓았다.

‘엔터원’은 또 대여용 DVD의 경우 출시 3개월 이내에 스크래치(흠집)가 나면 2000원에 새것으로 교환해주는 공격적인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20세기폭스코리아도 지난해 말부터 일부 대여용 DVD를 내놓았다.

엔터원의 배명호 DVD 영업팀장은 “7월 출시된 대여용 DVD의 판매는 셀스루에 비해 5%이나 셀스루용 DVD도 비디오 대여점으로 상당량 흘러 들어가고 있다”며 “DVD대여시장은 향후 2년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엔터원이나 20세기폭스처럼 DVD 대여 시장에 뛰어드는 제작사나 유통업체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인터넷을 통해 DVD를 대여해주는 업체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DVD 선진국에서는 이미 셀스루와 함께 대여 시장도 성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초대형 비디오대여체인점인 ‘블록버스터’의 경우 영화 대여의 90% 이상이 DVD이고 비디오는 퇴물로 취급당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셀스루가 대세▽

대여가 보편화될 것이라는 주장과 달리 아직은 ‘대여는 셀스루의 보조 수단일 뿐’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책과 음반을 사는 것처럼 DVD도 소장 상품으로 정착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여가 보편화된 선진국에서도 셀스루 시장의 규모가 훨씬 더 크다. 직배사나 DVD 제작업체 대부분도 고정된 대여 시장보다 무한 성장의 잠재력을 가진 셀스루 시장을 더 탐낸다.

▽“연내 비디오매출 추월”▽

브에나비스타 측은 “대여는 아예 고려치 않고 셀스루만 집중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DVD 판매가 비디오 매출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DVD의 경우 비디오와 달리 극장과 같은 뛰어난 음향과 영상을 반복적으로 즐길 수 있고 감독 배우의 음성 해설과 제작과정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같은 다양한 서플(부록)이 있어 소장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영화와 함께 뮤직DVD의 빠른 성장도 ‘셀스루 대세론’을 뒷받침한다. 소리만 들었던 음반에 비해 눈과 귀를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뮤직DVD의 판매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 뮤직DVD의 경우 애호가들이 직접 구입하는 셀스루 시장만 존재했던 탓에 셀스루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셀스루 대 대여의 다툼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흥미로운 논쟁거리이지만 이런 경쟁은 결국 DVD 대중화를 가속화해 줄 것은 틀림없다.

▼무더위 식혀 줄 ‘대박 DVD’ 어떤 게 있나▼

영화 '블랙 호크 다운'

무더운 여름이다. 하지만 끝없이 막히는 피서길…. 이럴 때 가족끼리 오순도순 모여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홈 시어터로 DVD 영화를 즐기면 어떨까. 최근 출시된 인기 DVD를 소개한다.

▽역시 빠르고 강렬한 게 최고〓 ‘터미네이터2 최종판(UE)’ ‘알리’ ‘블랙 호크 다운’ ‘콜래트럴 데미지’ ‘진주만 디렉터스 컷’ ‘드리븐’ ‘공각기동대’ 등이 올 여름을 강타하고 있는 ‘DVD 대박’ 영화들. 이들 타이틀은 선명하고 빠른 화면 움직임과 강력한 입체 사운드에 대부분 영화의 완성도가 높고 감독 해설과 제작 과정 다큐멘터리, NG장면및 배우 제작진의 인터뷰 등 볼거리가 많은 게 장점이다.

▽교양물도 인기 만점〓올들어 영화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 교양물 DVD도 속속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에는 ‘잃어버린 문명’ ‘위대한 자연’ 등 시원한 영상의 아이맥스(IMAX)영화 20여편과 ‘무한질주-카레이싱’ ‘경이로운 지구’ ‘신비한 인체탐험’ 등 풍부한 볼거리의 디스커버리 컬렉션 시리즈가 출시돼 있다. 최근 출시된 자크 페랭 감독의 ‘위대한 비상’을 비롯해 TV 수족관을 표방하는 ‘아쿠아리아’, ‘코렐 씨 드리밍(산호해의 꿈)’과 스페이스셔틀이 지구를 촬영한 ‘어스 라이트’같은 DVD도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영화 '13고스트'(위)와 '오션스 일레븐'

▽여름에는 공포와 스릴러가 제격〓국내 DVD중 잘 팔리는 것은 SF와 액션류. 하지만 여름에는 공포와 스릴러 DVD의 판매도 만만치않다. 요새 가장 인기있는 공포, 스릴러 DVD는‘디 아더스’와 ‘13고스트’. ‘디 아더스’는 뛰어난 색감에 놀라운 반전이, ‘13고스트’는 유령들의 분장 특수 효과가 인기의 비결. 이 밖에 ‘돈 세이 워드’ ‘디톡스’ ‘헌티드 힐’ ‘엑소시스트’ ‘장군의 딸’ ‘스코어’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텍사스 살인마’ 등이 잘 팔리고 있다. 공포영화를 DVD로 볼 때 주의해야할 점은 극장 못지 않은 입체 음향 탓에 혼자 볼 때 볼륨을 너무 높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

8월에도 ‘친구 최종판(UE)’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 ‘인랑 박스세트’ ‘오션스 일레븐’ ‘스파이게임’ ‘에너미 라인스’ ‘일단 뛰어’ 등 DVD로 잇따라 나올 예정이다.

김종래 파파DVD 대표 jongrae@papadv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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