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美연예지, 아카데미 시상식 한달 당겨 개최 득실 분석

  • 입력 2002년 7월 22일 16시 20분


2002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뷰티풀 마인드’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면서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위원회는 최근 해마다 3월 말에 개최되던 아카데미 시상식을 2004년부터 2월 말로 한달 앞당기는데 합의했다. 후보작 발표와 시상식 사이의 기간을 줄여 시비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것.

미국의 연예주간지 위클리 엔터테인먼트는 최근호에서 시상식이 당겨지면서 미국 영화계의 득과 실을 분석했다.

▼스타▼

▽득〓2월 전후에 여러 시상식이 겹쳐 호주에 사는 러셀 크로처럼 미국 바깥에 사는 배우들은 시상식마다 오가는 불편을 덜 수 있다.

▽실〓시상식 일정이 빡빡해지면 호화로운 의상 여러벌을 짧은 시간 내에 구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특히 2월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비가 가장 많이 오는 달이기 때문에 어렵게 구한 의상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제작사▼

▽득〓홍보비를 절감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영화사들이 아카데미상을 겨냥한 홍보전에 뿌리는 돈은 100만∼1000만달러(약 13억∼130억원). 시상식이 앞당겨지면 홍보 기간도 그만큼 줄어들어 홍보비가 대폭 줄어든다. 드림웍스의 마케팅 책임자인 테리 프레스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나면 앓던 이가 빠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실〓블록버스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작비를 적게 든 영화가 불리하다. 블록버스터들이 막대한 홍보비를 들여 개봉관을 많이 확보해 단기 승부를 하려 하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몬스터 볼’같은 영화는 장기간 홍보를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 영화의 제작사 ‘라이온즈 게이트’의 톰 오텐버그 회장은 “영화 홍보는 마라톤과 같다”며 “홍보 기간을 줄이면 경쟁사는 오히려 더 빨리 상대 작품을 흠집내려고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

▽득〓2008년까지 시상식에 대한 독점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ABC 방송사는 2월에 실시되는 분기별 시청률 조사기간에 아카데미 시상식 홍보 프로그램을 내보내 시청률을 올릴 수 있다.

▽실〓2004년 시상식 예상일인 2월 29일은 ABC에 매우 애매한 시점이다. 시청률 조사는 2월 중순에 끝나기 때문. 또 미국인의 최대관심사인 슈퍼 볼이 1월에, 동계올림픽이 2월에 각각 열리기 때문에 광고가 분산된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2월 초에 열리면 시청률을 올릴 수 있고, 예전처럼 3월에 열리면 동계올림픽 등으로 분산된 광고주의 관심을 시상식으로 모을 수 있다.

▼다른 시상식▼

▽득〓1, 2월에 열리는 골든 글로버나 그래미 시상식은 아카데미상과 성격이 달라 관계자들은 우려하지 않고 있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국인 기자협회의 다그마 던레비 회장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앞당겨지는 것에 대해 “별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그러나 각 시상식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 2001년 1월초 열렸던 미국영화협회상(AFI Awards)은 참석자가 적어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수상작 심사위원▼

▽득〓검토기간을 단축해 수상 부문을 줄여 3시간반이나 되던 시상식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시상식 뒤 만찬도 밤 10시 이전에 시작할 수 있다.

▽실〓아카데미 위원들이 후보작을 꼼꼼히 검토할 시간이 없다. 현재 3월말 시한도 간신히 맞추고 있는 실정.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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