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예주간지 위클리 엔터테인먼트는 최근호에서 시상식이 당겨지면서 미국 영화계의 득과 실을 분석했다.
▼스타▼
▽득〓2월 전후에 여러 시상식이 겹쳐 호주에 사는 러셀 크로처럼 미국 바깥에 사는 배우들은 시상식마다 오가는 불편을 덜 수 있다.
▽실〓시상식 일정이 빡빡해지면 호화로운 의상 여러벌을 짧은 시간 내에 구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특히 2월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비가 가장 많이 오는 달이기 때문에 어렵게 구한 의상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제작사▼
▽득〓홍보비를 절감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영화사들이 아카데미상을 겨냥한 홍보전에 뿌리는 돈은 100만∼1000만달러(약 13억∼130억원). 시상식이 앞당겨지면 홍보 기간도 그만큼 줄어들어 홍보비가 대폭 줄어든다. 드림웍스의 마케팅 책임자인 테리 프레스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나면 앓던 이가 빠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실〓블록버스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작비를 적게 든 영화가 불리하다. 블록버스터들이 막대한 홍보비를 들여 개봉관을 많이 확보해 단기 승부를 하려 하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몬스터 볼’같은 영화는 장기간 홍보를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 영화의 제작사 ‘라이온즈 게이트’의 톰 오텐버그 회장은 “영화 홍보는 마라톤과 같다”며 “홍보 기간을 줄이면 경쟁사는 오히려 더 빨리 상대 작품을 흠집내려고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
▽득〓2008년까지 시상식에 대한 독점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ABC 방송사는 2월에 실시되는 분기별 시청률 조사기간에 아카데미 시상식 홍보 프로그램을 내보내 시청률을 올릴 수 있다.
▽실〓2004년 시상식 예상일인 2월 29일은 ABC에 매우 애매한 시점이다. 시청률 조사는 2월 중순에 끝나기 때문. 또 미국인의 최대관심사인 슈퍼 볼이 1월에, 동계올림픽이 2월에 각각 열리기 때문에 광고가 분산된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2월 초에 열리면 시청률을 올릴 수 있고, 예전처럼 3월에 열리면 동계올림픽 등으로 분산된 광고주의 관심을 시상식으로 모을 수 있다.
▼다른 시상식▼
▽득〓1, 2월에 열리는 골든 글로버나 그래미 시상식은 아카데미상과 성격이 달라 관계자들은 우려하지 않고 있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국인 기자협회의 다그마 던레비 회장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앞당겨지는 것에 대해 “별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그러나 각 시상식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 2001년 1월초 열렸던 미국영화협회상(AFI Awards)은 참석자가 적어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수상작 심사위원▼
▽득〓검토기간을 단축해 수상 부문을 줄여 3시간반이나 되던 시상식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시상식 뒤 만찬도 밤 10시 이전에 시작할 수 있다.
▽실〓아카데미 위원들이 후보작을 꼼꼼히 검토할 시간이 없다. 현재 3월말 시한도 간신히 맞추고 있는 실정.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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