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제마’, ‘허준’ 인기 넘어설까

  • 입력 2002년 7월 28일 17시 16분


KBS2 '태양인 이제마'의 천상욱(오대규) 설이(김유미)이제마(최수종) 운영(유호정·왼쪽부터) [사진제공=KBS]
KBS2 '태양인 이제마'의 천상욱(오대규) 설이(김유미)
이제마(최수종) 운영(유호정·왼쪽부터) [사진제공=KBS]
KBS2 ‘태양인 이제마’(18.5% 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가 첫 방송일인 24일 MBC ‘네멋대로 해라’(17.8%)와 SBS ‘순수의 시대’(18.4%)의 시청률을 앞지르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25일에는 22.5%를 기록해 단숨에 시청률 20%대에 진입했다.

‘태양인 이제마’는 동양의학을 다룬다는 점에서 2000년 폭발적 인기를 모았던 ‘허준’과 어떻게 다르게 그려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드라마의 시놉시스를 검토해보면 인물구도와 설정이 ‘허준’을 비롯, 4월 종영된 MBC 사극 ‘상도’의 흥행코드와 닮은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제마’가 기존 시대극과 어떻게 같고 다른지 살펴봤다.

▽이제마 VS 허준

이제마와 허준은 서자로 태어났다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 인물이다. 이들은 모두 역경을 딛고 조선시대 한의학에서 일가를 이뤄낸 인물. 두 사람의 ‘인간 승리’는 ‘상도’의 임상옥의 성공스토리와도 닮았다.

허준에게 자신의 몸을 해부용으로 내어준 스승 유의태가 있었다면 이제마에게는 자신을 쫓아낸 스승 구자인이 있다. 임상옥은 자신을 전폭적으로 밀어준 만상의 홍득주가 있었다.

이 두 인물의 다른 점이 있다면 허준은 줄곧 의학만 공부해 어의(御醫)까지 올랐고 이제마는 무관(武官)으로 관직에 올라 난까지 평정할 정도로 무명(武名)을 날렸던 인물. 허준은 유의태로 상징되는 중국 전통 한의학을 계승했으나 이제마는 한국의 자생적 한의학을 창안해 스승에게 외면당했다.

▽드라마 ‘이제마’ ‘상도’ ‘허준’의 인물 관계와 연인들

이제마는 구자인 밑에서 함께 공부한 천상욱(오대규)이라는 인물과 끊임없이 대립한다. 천상욱은 구자인의 딸인 운영(유호정)을 흠모하지만 제마가 운영과 결혼하면서 사이가 틀어진다. 그러나 이제마가 진정 사랑하는 것은 설이(김유미)다. 설이는 전국을 유랑하며 병든 백성을 치료하는 이제마를 평생 따라다니며 보필한다. 설이는 사상의학 정립을 위해 자신의 벗은 몸을 이제마에게 맡긴다.

이를 ‘상도’의 인물구도와 비교하면 이제마-임상옥, 천상욱-정치수, 설이-다녕, 운영-미금으로 일대일 대응을 보인다. 또 드라마 ‘허준’의 예진아씨-허준의 관계도 설이-이제마와 크게 다르지 않고 ‘이제마’의 천상욱은 또 ‘허준’의 유도지와 마찬가지로 주인공을 늘 역경에 빠뜨린다.

▽어떻게 다르게 그릴 것인가

‘이제마’의 이녹영 책임프로듀서는 “‘상도’ ‘허준’과 비슷한 대목은 인정한다”며 “‘사랑’이나 ‘죽음’ 등 드라마 소재가 한정돼 큰 틀에선 유사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대신 제작진은 차별화된 내용으로 ‘상도’ ‘허준’의 ‘유사품’이라는 지적을 피해갈 계획이다. ‘예진 아씨’나 ‘다녕’은 주인공을 묵묵히 도와주는데 그쳤지만 ‘설이’는 이제마를 대신해 독초를 먹어보는 등 연구 과정에 적극적 동조자로 나서 사상의학 창시에 큰 역할을 하는 인물로 그릴 계획이다.

이 CP는 “허준과 이제마의 일생에는 유사점이 많지만 이 두사람이 분명히 다른 사람이듯 드라마도 분명히 다르게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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