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인물의 살아온 과정 속에서 코믹한 요소를 찾아내야 코믹연기가 됩니다. 그런데 구마적이라….”
‘구마적’은 청년 김두한이 주먹왕이 되기 전까지 김두한을 수하에 데리고 있으면서 그를 키워주는 ‘보스’.
김두한과 1대 1 대결에서 져 보스자리를 물려주기 전까지 조선 최고의 주먹으로 일본인들과 맞선 인물이다.
이원종은 “이런 사람이 조금이라도 코믹한 구석을 내비쳤을 때 시청자들이 용납할 지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아무리 진지한 인물도 코믹한 구석이 있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구마적도 얼마든지 회를 거듭하면서 인간미 넘치는 재미있는 구석을 개발할 수 있으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지켜보며 구마적을 어떻게 표현할지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원종은 조연이면서도 자신이 맡은 대사를 스스로 마음에 들도록 뜯어고치며 감독 작가와 끊임없이 ‘발전적 갈등관계’를 맺어왔다. ‘야인시대’에서도 이환경작가 장형일PD에게 맞설 각오가 돼 있다.
“한 번도 내가 ‘조연’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역할을 떠나 크게 작품을 생각하고 작품에 도움이 되는 나만의 감각이 있다면 이는 당연히 작품에 보태야 하는 겁니다.”
경기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극단 ‘미추’에 들어가면서 연기인생을 시작한 그는 5살 위인 극단 선배 김영화씨와 결혼했으며 현재 여덟살짜리 딸과 여덟달 된 딸이 있다.
99년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스크린에 데뷔했으며 같은 해 KBS1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 여진족장과 걸인 왕초 등 1인 2역을 하면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