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영화를 개봉하는 요일은 대부분 금요일로 고정돼 있었다. 지난해 여름 이전까지 개봉 ‘D 데이’는토요일이었지만 ‘진주만’ ‘툼 레이더’ ‘슈렉’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하루 앞서 개봉되면서 금요일 개봉이 극장가의 관행처럼 됐던 것.
그런데 요즘은 다시 목요일로 개봉을 하루 앞당기고 있는 것.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아이스 에이지’ ‘싸인’ 등 새 영화 3편도 일제히 8일 개봉한다.
목요 개봉의 1차적 원인은 이른바 ‘시장 선점 효과’ 때문이다. ‘아이스 에이지’의 배급사인 ‘20세기 폭스 코리아’ 유영민 마케팅 담당이사는 “‘대박’이 예상되는 주요 영화의 경우 하루라도 빨리 개봉하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밝혔다. 흥행에 자신감이 있을 경우 목요일에 개봉하면 입소문을 통해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어지는 흥행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영화 홍보사 ‘젊은 기획’의 이희주 대표는 “목요일 개봉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극장을 찾을 수 있는 방학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주 5일 근무제 시행으로 목요일 저녁부터 일찌감치 영화 관람처럼 가벼운 여가 활동을 찾는 젊은 관객의 성향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점도 ‘목요일 개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블록버스터는 2주반, 웬만한 영화는 1주 개봉을 넘기기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영화계 일각에서는 ‘목요일 개봉’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대형 오락영화의 경우 흥행에서 유리하게 작용하겠지만 예술영화는 오히려 개봉 날짜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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