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내 첫 골프 소재 드라마 ‘라이벌

  • 입력 2002년 8월 23일 14시 40분


인기리에 방영중인 SBS TV 드라마 ‘라이벌’이 김재원 효과를 톡톡히 보며 시청률 상승 곡선을 긋고 있다. ‘라이벌’은 8월 초 방영 첫 주말부터 2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타 방송사의 실제 ‘라이벌’들인 ‘! 느낌표’ ‘제국의 아침’ ‘시사매거진 2580’ 등을 보기 좋게 따돌린 것.

이 같은 ‘라이벌’의 인기 비결 한가운데에는 김재원이 있다. MBC ‘로망스’에서 불기 시작한 김재원 ‘바람’이 서서히 ‘신드롬’으로 굳어가고 있는 것.

‘라이벌’ 시청자 게시판에는 벌써부터 ‘우혁(김재원)이 오빠를 죽이지 말아달라’는 읍소형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드라마 후반부에서 김재원이 소유진(다인 역)을 위해 죽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빚어지는 현상이다. 데뷔 13년 만에 첫 악역을 맡은 김민정(채연 역)의 연기도 돋보인다는 평이다.

MBC TV ‘로망스’에서 사제지간의 사랑을 섬세하게 연기한 ‘관우’ 김재원은 ‘라이벌’에선 180도 변신했다. 독특한 헤어스타일에다 야구 방망이를 들고 설치는 건달로 나온다. 하지만 두 캐릭터 모두 한 여자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이 깔려 있다. 바로 이 점이 여성 시청자들의 가슴속을 파고 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국내 최초로 골프를 소재로 한 이 드라마는 표절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방영 전부터 “일본 만화 ‘해피’에서 모티프를 빌려왔으며 이 만화의 출판사인 쇼가쿠간(小學館)과 정식으로 판권 계약도 맺었다”고 스스로 밝혔다.

그럼에도 ‘라이벌’은 시청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만화에 나오는 등장 인물들의 설정과 대사가 거의 똑같기 때문이다. 아무리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삼았다 해도 최소한의 독창성을 찾아볼 수 없는 데서 비롯된 실망감이다.

많은 네티즌들은 “‘해피’에 나오는 테니스가 골프로 바뀌었을 뿐 인물 캐릭터와 각종 사건들이 거의 판박이 수준”이라고 토로한다. 몇 년 전 국내에서도 출간된 ‘해피’는 데스카 오자무상을 수상한 일본 최고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 작품. 소유진과 김민정이 맡은 다인과 채연 역은 ‘해피’에선 각각 미유키와 초코이며, 김재원은 야구의 꿈을 접고 미유키를 구해주는 수호천사 준지로 설정돼 있다.

이에 대해 ‘라이벌’ 제작진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표절도 아니고 참고하겠다고 일찌감치 밝히기까지 했는데 시청자들의 비난에 가까운 비판이 서운하다는 것이다. 과연 ‘라이벌’과 ‘해피’의 ‘닮은꼴’이 결말 부분까지 계속될지 관심거리다.

<김범석/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kbs@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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