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국립극장 복원…정부서 매입 2005년 재개관

리모델링을 거쳐 2005년 10월 복원될 서울 명동의 옛 국립극장 - 사진제공 문화관광부

광복 이후 한국문화예술의 중심지였던 서울 중구 명동의 옛 국립극장이 복원된다.

문화관광부는 23일 “명동 옛 국립극장을 매입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 200억원을 확보했으며 리모델링을 거쳐 2005년 10월에 재개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부는 건물 외관을 그대로 보존하고 내부를 600∼700석 규모의 중극장으로 꾸밀 예정이다. 총 복원비는 건물 매입비를 포함해 600억원으로 국고로 충당할 방침이다.

문화부는 곧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리모델링 범위와 극장의 기본 운영 방향, 공연 프로그램 내용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명동 옛 국립극장은 지하 1층 지상 4층, 대지 540평에 건평 1500평 규모로 1934년 일본 건축가 이시바시(石橋)가 지은 바로크 양식의 건물. 48년 베르디 오페라 ‘춘희’(김자경 공연)와 셰익스피어의 ‘햄릿’(이해랑 연출) 등이 초연된 곳이자 현인 김정구 김희갑씨 등 대중예술인들이 무대를 펼쳤던 공연 예술의 산실이었다. 56년에는 장면 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 때 권총 피격을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 곳은 48년 시 공관으로, 59년부터 국립극장으로 사용됐고 73년엔 국립극장 산하 예술극장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 뒤 75년 대한투자금융(현 대한종합금융)에 매각된 뒤 회사 건물로 사용됐다. 문화예술인들은 2000년 6월 옛 국립극장 되찾기 서명운동을 벌였으며 3월 ‘옛 국립극장 되살리기 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복원 캠페인을 벌여왔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