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촬영 현장인 경기 용인 에버랜드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겸해 인터뷰했다. 늦게 도착한 그는 뜬금없이 오른손을 들며 기자에게 질문이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저도 밥 좀 먹으면 안될까요…. 배고파 죽겠어요.”
특유의 비음을 섞은 채 작은 입술을 오물거리는 그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욕과 싸움도 잘해요”▼
▽단순 무식 과격 발랄〓그는 ‘내사랑 팥쥐’에서 맡은 팥쥐 양송이 역을 ‘단순 무식 과격 발랄’로 설명했다.
“욕도 ‘디게’ 잘하고 싸움도 잘해요. 드라마 초반 유치원 교사로 나오는데 한 어린이가 바지에 ‘응가’를 해요. ‘그 자식, 똥꼬를 확 막아버릴까부다’ 이런 대사도 막 나온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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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장나라는 ‘콩쥐 팥쥐’의 개념을 멋대로 바꿔버린 연극을 선보였다가 물의를 일으키고 쫓겨난다. 그 콩쥐는 물동이를 이고 가다가 팽개치고 외친다.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때야? 빨리 잔치집에 가야 미모를 뽐낼 수 있을 것 아니야!”
이진석 PD는 “귀여움과 심술이 복합적으로 얽힌 양송이 캐릭터는 장나라가 적임”이라고 말했다.
▽질투의 화신 장나라〓‘내 사랑 팥쥐’의 주제는 ‘콩쥐란 없다’는 것. 이 드라마를 이야기하면서 장나라도 자기의 단점을 털어놓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저도 ‘질투의 화신’이에요. 가수 데뷔 전 가수 ‘보아’랑 노래 연습을 했었는데 질투를 많이 했어요. 남 흉보는 것도 굉장히 좋아해 한 번 흉보면 정말 무섭게 해요.”
극 중 양송이는 경쟁 상대인 희원(홍은희)에 비해 외모 능력 등 어느 하나 잘난 게 없다. 양송이는 “어머니, 저를 왜 이렇게 낳으셨나요”라며 울부짖기도 한다.
“제 얼굴이 미인형은 아니잖아요. 화장지우면 눈썹도 없구요, ‘명랑소녀 성공기’할 때 다리 굵다는 말도 많이 들었고…. 전 그냥, 재미있게 생겼어요.”
▼“여성 고질병 나아 기뻐”▼
그는 쉬는 동안 “한국 여성의 고질이 다 나아서 너무 기쁘다”고도 했다. “뭐냐”고 거듭 물어보자 그는 조그맣게 “변비요…”라고 말했다. 이렇듯 예쁜 척 하지 않는 솔직함이 드라마속 ‘팥쥐’의 이미지와 어울릴 것이라고 제작진은 기대하고 있다.
▽파파걸 VS 반항걸〓장나라의 아버지 주호성씨는 딸의 인기를 직접 관리하는 극성 아빠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장나라에게는 ‘파파걸’이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닌다.
“저를 ‘파파걸’로 알고 있는데 꼭 그렇지 않아요. 아버지가 옳다고 동의하는 것에 대해서만 따를 뿐 그렇지 않으면 엄청나게 반항해요.”
장나라는 1981년생. 함께 출연하는 탤런트 홍은희는 동갑인데도 11살 연상의 탤런트 유준상과 결혼을 발표했는데, 장나라는 인터뷰 내내 아이같은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이 PD의 말이 길어지자 지루한지 칼로 계속 남은 음식들을 썰어댔고, 포크로 콜라 잔 속에 든 얼음을 꺼내 ‘오도독’ 씹어 먹었다.
“쉬면서 여유를 좀 가졌어요. 예전엔 너무 힘들어 짜증을 많이 냈어요. 주변에서 건방지게 볼 수도 있을 만큼. 이제부터 마음 곱게 쓰려고 노력할 겁니다.”
인터뷰가 끝난 그의 한손에는 스태프에게 주기 위해 손수건에 싼 빵이 들려 있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1인 기업’ 장나라 데뷔 16개월만에 매출30억
장나라는 2001년 5월 2일 데뷔했다. 26일 현재 데뷔 481일째인 그는 ‘1인 기업’이나 다름없다. 최근 그는 한 휴대전화업체와 1년에 3억원으로 CF 출연을 계약했다. 1년여 전 데뷔 초기 때는 6개월짜리 라면 CF에 2500만원을 받고 출연했다.
현재 장나라는 소주, 의류, 패스트푸드, 음료, 화장품 등 10여개 TV CF에 나온다. 한 편에 1억5000만원씩만 잡아도 15억원이다.
여기에 33만장이 나간 첫 음반의 매출액도 10억여원에 이른다. ‘내사랑 팥쥐’ 출연료는 8회에 5000만원. 또 한 달에 1∼5회 공연이나 각종 이벤트에 참가해 100만∼1000만원을 받는다.
이를 모두 종합해 보면 기업 ‘장나라’는 30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장나라는 “그만큼의 값어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인기와 돈이 생긴 뒤 나 조차도 어찌 할 수 없이 내 인생이 굴러가는 게 아닌가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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