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친구' 안방극장 선보이려 대사 다시 더빙

  • 입력 2002년 9월 15일 17시 45분


한국 영화의 흥행 기록을 바꾼 ‘친구’의 장동건(동수) 서태화(상택) 등이 추석 TV 특집을 위해 목소리를 재녹음했다. 이 자리에 유오성(준석)은 빠졌다.

SBS는 22일 추석 특선으로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밤 10·50)를 방영한다. SBS는 그러나 욕설과 비속어가 많이 나오는 극장용을 그대로 방영할 수 없어 장동건 등 10여명의 배우들에게 TV용 더빙을 부탁했다.

이들은 기꺼이 무료로 재녹음에 응했으나 유오성은 초상권을 둘러싸고 제작사인 코리아 픽처스와 법정 다툼을 벌이는 등 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에 참가하지 않았다.

SBS는 고민 끝에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고, 유오성과 목소리가 비슷한 성우 홍승섭씨에게 목소리 대역을 부탁했다.

상스럽고 거친 말투를 ‘순화’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여성의 성기를 직접적으로 지칭한 준석의 대사. 그가 애인 진숙(김보경)에게 했던 “XX가…”라는 대사는 “가슴이…”로 바뀌었다.

서태화는 단 한 마디 때문에 재녹음에 참여해야 했다. 영화속에서 중호(정운택)가 “같이 가자, 한 ‘빠XX’(섹스를 뜻하는 은어) 할 지도 모르는데”라는 말에 “빠XX?” 하고 되물었던 것. 이 말은 다른 말로 대체됐다.

‘새끼’라는 욕은 방영하기로 했지만 교사의 대사중에 나오는 “어이, … 새끼”는 직업을 감안해 “어이, … 자슥”으로 바꾸었다. 이밖에 ‘X할년’은 ‘가스나’로, ‘X나게’는 ‘억수로’로 순화됐다.

영화팀의 김박 PD는 “거의 2개월에 걸쳐 대사 수정 및 더빙 작업을 마쳤다”며 “오디오 믹싱 기술 덕분에 시청자들은 유오성과 성우의 목소리를 거의 구분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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