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학생회장 출신의 시민 운동가로 활동하다 정계에 입문하는 장범수 역의 탤런트 손지창(32·사진)은 중년 연기자를 제외하면 촬영 현장에서 고참격이다. 1989년 데뷔해 90년대 초 청춘 스타로 급부상했던 그는 이제 후배들의 깎듯한 인사를 받을 처지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죠. ‘한.때.는.’ 학비 벌려고 시작했기 때문에 애초부터 인기에 연연하지 않았죠. 2억원만 벌면 무조건 유학간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전 그냥 재미있게 사는 게 좋아요. 일 욕심도 별로 없어요.”
1997년 결혼 후 활동이 뜸한 그는 모처럼 선 굵은 ‘남성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것에 상기돼 있었다.
“지난달 말 말레이시아 촬영에 따라갔죠. 제가 나오는 장면이 없는데도 말이죠. 가서 온갖 잡일 다 했습니다. 거리에서 행인들을 막고 짐도 나르고.”
극중 동생으로 출연하는 정다빈이 옆에서 “지창 오빠가 제일 열심”이라고 거들었다.
그는 홍익대 경제학과 89학번이다. 대학 시절의 경험이 극중 캐릭터 연출에 얼마만큼 도움이 됐을까?
“대학 운동권과 아주 거리가 멀었어요. 그래서 고민입니다. 평소 친분있는 김민석 전 의원(국민통합21 전략위원장)에게 연설 시범을 부탁해 비디오로 녹화하기도 하고 80년대 학생 운동에 대해서도 들었습니다. 여러가지 자료를찾아 간접 경험을 해야죠.”
정치를 소재로 한 드라마인만큼 그의 정치관이 궁금했다.
“대통령이 아무리 바뀌어도 뿌리깊은 부패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면 상황은 나아지지 않아요. 정치인들이 돈을 받았다면 그건 당연히 대가성이죠. ‘돈의 성격을 수사한다’는 보도를 보면 웃겨요. 돈에 무슨 성격있나요.”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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