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파워: 골드 멤버’는 톰 크루즈, 기네스 팰트로, 케빈 스페이시, 스티븐 스필버그,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호화 군단의 깜짝출연으로 오프닝을 장식한다. 1997년 시리즈 1편이 저예산 영화 수준에서 제작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변화다.
세계 정복의 야욕을 품고 있는 닥터 이블 일당은 온 몸이 금으로 뒤덮인 악당 골드 멤버를 영입해 더욱 막강해진다. 세계 최고의 비밀요원인 오스틴 파워에게 번번이 당하던 이블 일당은 오스틴 파워의 아버지인 나이젤(마이클 케인)을 납치해 1975년으로 간다. 오스틴 파워는 아버지와 지구를 구하기 위해 FBI 정예요원 폭시(비욘세 놀즈)와 한 팀이 되어 그들을 뒤좇아간다.
1편부터 극본을 쓰고 주연을 맡은 마이크 마이어스는 1편에서는 1인 2역(오스틴+닥터 이블), 2편에서는 1인 3역(〃+〃+팻 배스터드)으로 늘려가더니 3편에서는 1인 4역(〃+〃+〃+골드 멤버)을 맡아 스크린을 종횡무진한다.
오스틴 파워라는 캐릭터 자체가 007 제임스 본드의 희화되고 과장된 패러디로 탄생했듯,영화와 음악, 스타 등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패러디가 이 시리즈의 핵심. 패러디의 대상에 익숙한 미국이나 영국 관객들에겐 포복절도할 장면이 많지만 그 밖의 나라들에선 열광적 반응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3편에서 패러디의 대상은 영화와 스타 뿐 아니라 1, 2편까지 포함된다. 황당하고 우스꽝스런 그림자 유머, 아버지 유머 등도 전작에서 이미 쓰인 소재들을 확대 재생산한 것.
실컷 웃다 극장 문을 나설 즈음이면, 카메오 출연자인 조지 오스본 식구들이 관객들을 똑바로 쳐다보며 내뱉은 대사가 다시 생각난다. “뭐야. 1,2 편과 똑같은 농담을 하고 있잖아.” 감독 제이 로치. 원제 ‘Austin Powers in Goldmember’. 15세이상 관람가. 15일 개봉.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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