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화장실이 어디에요?' 화장실을 통해 본 인간의 생노병사

  • 입력 2002년 11월 28일 19시 02분


사진제공 디지털네가

사진제공 디지털네가

‘메이드 인 홍콩’ ‘리틀 청’ 등 ‘홍콩반환 3부작’을 만든 프루트 챈 감독의 영화 ‘화장실, 어디에요?’는 화장실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인간의 생노병사를 그렸다. 명약을 찾아나선 젊은이들의 에피소드가 복잡하게 얽혀 줄거리를 요약하기 어려운 영화.

베이징의 한 공중화장실에서 태어난 동동(아베 츠요시)은 자신을 데려다 키운 할머니가 장암에 걸리자 치료약을 찾아 부산에 갔다가 김선박(장혁)을 만난다. 김선박은 자신이 바다생물이라고 주장하는 한 소녀를 이동식 화장실에서 발견하고 뼈가 없다는 그의 병을 고치려 한의원을 전전한다. 이 밖에 자신의 병을 고치려 베이징으로 향하는 조(조인성), 여자친구 어머니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살인청부업을 하는 샘(이찬삼) 등이 주인공이다.

난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화장실을 단지 ‘배설’의 일차적 의미로 해석하지 않고, 다양한 사연의 사람들이 만나 소통을 이루는 공간으로 설정했다. ‘화장실이 어디냐’는 물음은 ‘산다는 게 무엇이냐’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혼란스런 질문과도 일맥상통한다.

한국의 ‘디지털 네가’가 제작비를 대고 한국(박기형), 일본(나카다 히데오), 중국(프루트챈)의 감독이 참여하는 아시아 3개국 프로젝트의 첫번째영화. 9월 베니스 영화제에서 ‘특별언급상’을 수상했다. 12세이상 관람가. 29일 개봉.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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