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수는 1723년 33세때 과거에 급제해 27년부터 암행어사로 활동하며 탐관오리의 간담을 서늘케했던 인물. 조선왕조실록에 그가 해결한 사건만 10여건 기록돼 있을 만큼 활약이 대단했다.
이번 드라마에서 박문수는 정의의 사도라는 이미지와 함께 자주 함박 웃음을 선사하는 코믹한 캐릭터로 묘사된다. 변장과 잠행 등 신분을 철저히 숨기고 백성의 삶 깊숙이 침투해야 하는 암행어사가 시종일관 엄격한 모습만 보여줄 수 없다는 게 연출진의 말이다. ‘여우와 솜사탕’에서 익살 연기를 보여준 탤런트 유준상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촬영하면서 ‘이거 코미디 드라마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유준상은 이번 드라마를 위해 결혼을 늦출 만큼 열정을 보이고 있다. 당초 탤런트 홍은희와 12월 결혼할 예정이었으나 3월로 미뤘다.
“감독님께 ‘결혼해야 한다’고 말했더니 ‘그럼 하루 시간 줄테니 결혼해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신혼여행도 가려면 일주일은 걸린다’고 했더니 ‘그럼 드라마는 어떻게 하냐’며 호통을 치시더군요. 바로 꼬리를 내렸죠.”
제작진은 1억원을 들여 조선시대 교통 수단이었던 나룻배를 두척 제작하는 등 시대 상황을 세밀하게 재연해 리얼리티를 높일 계획이다. 연출을 맡은 정인 PD는 80년대 초 3년간 방송돼 인기를 끌었던 MBC 드라마 ‘암행어사’의 조연출을 맡은 인연이 있다. 그는 “암행어사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논리적인 수사극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부패가 근절되지 않는 우리 사회에 교훈적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